내년부터 2008년까지 교장공모제가 최대 32개 초ㆍ중ㆍ고교에서 시범 운용된다. 교장공모에 지원하려면 교직경력이 15년 이상이어야 한다.
대통령 자문기구인 교육혁신위원회(위원장 설동근)는 11일 본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교원 양성 및 연수ㆍ승진ㆍ임용제도 개선안’을 최종 확정했다. 교육혁신위는 교육인적자원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한 뒤 16일 국정과제회의에서 노무현 대통령에게 개선안을 보고한다. 여기서 개선안이 확정되면 교육부는 입법을 추진하며, 입법이 불필요한 내용은 내년부터 시행된다.
진보적 방안 빠져
개선안에 따르면 교직경력자를 대상으로 하는 교장공모제가 내년부터 2008년까지 시범 운영된 뒤 점차 확대된다. 교장자격증이 없는 평교사나 교수도 교직경력 15년 이상 이면 교장으로 임용된다. 시범학교는 전국 16개 시ㆍ도 교육감이 2곳씩 최대 32개교를 선정한다. 공모 교장은 교사 30%를 초빙할 수 있다. 또 임기만료 후 별도의 절차를 거쳐 교사로 복귀할 수도 있다.
폐지를 검토했던 교감직은 그대로 유지된다. 대신 교사에서 교감으로 승진할 때 교육경력 기간 만점이 25년에서 20년으로 점차 축소된다.
교원평가는 다면평가제를 도입해 교장 평가 40%, 교감 평가 30%, 동료교사 평가 30%를 반영한다. 당초 시민단체의 주장을 고려해 학생과 학부모 평가를 10%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최종 단계에서 삭제됐다. 학생 학부모의 교사 평가와 함께 6월 교원특위 제출안에 포함됐던 교원전문대학원 설립과 국어 영어 수학 위주의 교과과정 개편도 이번 개선안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도입을 요구했던 수석교사제는 각 시ㆍ도교육청에 권장키로 했다. 구체적인 방안은 교육부와 교총이 협의해 마련한다.
지금까지 교원은 시험으로만 뽑았지만 앞으로는 1차 필기전형에서 2배수를 뽑고 2차 전형에서는 1차 점수를 무시한 채 공개수업과 인성 및 적성 등 면접심사를 통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교대 사대 졸업생들 가운데 학점이 C학점 미만인 학생은 교사자격증을 받지 못한다. 교사 직무연수를 5년마다 150시간 받도록 의무화하고 교장자격연수 최소이수시간을 현재 180시간에서 360시간으로 대폭 확대했다.
교원단체 반발
이번 개선안에 대해 전국교직원노조와 교총이 반발하고 있어 입법화 과정에서 충돌이 예상된다. 전교조 이민숙 대변인은 “교원평가제는 40만명의 교사 절대 다수가 반대하는 정책이어서 교원과 교육당국 간 대충돌이 우려된다”며 “이런 제도를 교육혁신위가 앞장서서 추진하겠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교총은 정부가 교장공모제를 강행할 경우 교감 및 교장 자격증 반납과 보직교사 사퇴 등 강력한 투쟁에 나설 방침이다. 또 교장공모제를 추진하는 정당과 정치인에 대해 대통령 선거 및 총선과정에서 낙선운동도 하겠다고 경고했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