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로 80회 생일을 맞는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병세가 위중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방국인 베네수엘라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10일 TV연설에서 “카스트로 의장이 삶을 위한 대전쟁을 치르고 있다”며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그를 위해 신께 기도를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카스트로의 병세가 생사에 관련된 것임을 말해주는 표현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특히 최근까지 ”카스트로가 수술 후 일어나 앉아 대화를 나눌 정도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던 차베스 대통령이 큰 우려를 표했다는 점에서 카스트로의 복귀가 예상보다 훨씬 늦어지거나 어려워질 전망이다.
로베르토 페르난데스 레타마르 국가평의회 위원은 “지금 쿠바에서 평화적 권력 승계 과정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해 권력 이양이 진행되고 있음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지금껏 쿠바 공식 성명에서는 임시적 권력이양이라는 발표만 있었다.
지난달 31일 장(腸)출혈 수술을 이유로 권력을 동생인 라울 국방장관에게 잠정적으로 넘긴 이후 11일째인 10일에도 카스트로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카스트로의 병세 회복 전망에 대해 몇 주부터 1년까지 갖가지 관측이 온갖 소식통을 인용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쿠바 정부는 카스트로 병세에 대해 “미국의 임박한 위협에 따른 국가기밀”이라며 자세한 내용을 전혀 전하지 않고 있다.
정부의 침묵에 대해 리카르도 알라르콘 쿠바 의회 의장은 이날 쿠바 레벨데 라디오방송과의 회견에서 “미국의 위협 때문에 전반적 상황에 대해 우리가 밝힐 수 있는 정보는 조심스럽고 꼭 필요한 것만으로 제한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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