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권 환수로 동맹발전… 정치화 해서는 안된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가 14일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과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를 국회에서 잇달아 만나 전시작전통제권(작전권) 환수 등 현안을 논의했다.
작전권 환수에 대한 여야의 입장차 만큼이나 면담 분위기도 한참 달랐다. 김 의장은 버시바우 대사가 작전권 환수에 대해 한미 동맹관계와 한반도 안보에 지장을 주지 않으리라는 점을 확인하자 흡족해하는 분위기였다. 반면 강 대표는 현 정권의 불안한 대미 관계와 무리한 작전권 환수 추진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버시바우 대사의 동의를 구하려 했다.
김 의장은 버시바우 대사에게 “작전권 환수가 미군 철수로 이어지면서 한미 동맹 관계가 약화돼 안보 불안이 발생할 것이라 걱정하는 사람이 많은데, 동맹 관계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확인하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에 버시바우 대사는 김 의장에게 “우리가 (작전권 환수시점으로) 2009년이 적정하다고 보는 것은 한국군의 준비상황 등을 감안한 것이지 한국이 작전권 환수를 강행하는데 감정이 상해서가 아니다”며 “왜 자꾸 이 문제가 부풀려져 논란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어 버시바우 대사는 “한미 양국의 동맹관계를 보다 균형 있게 발전시키기 위한 긍정적이고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며 “작전권이 환수돼도 한국이 원치 않으면 미군이 철수하는 일은 없을 것이며, 한미연합방위능력과 대북 억지력은 오히려 강화될 것”이라고 재차 확인했다.
김 의장과 대화 후 버시바우 대사는 강재섭 대표를 만났다. 강 대표는 “미 대사관과 한나라당이 지속적 연락을 통해 한미동맹을 강화하길 바란다”는 버시바우 대사의 첫 인사를 대뜸 “노무현 정권 들어 한미관계가 위기다”는 심각한 답변으로 받았다. 강 대표는 또 “정부는 한미관계에 이상이 없다는 수사를 쓰지만 걱정을 안 해도 되는 지 매우 걱정 된다”면서 “한나라당이 정부만 믿고 있을 수는 없다”고 성토했다.
이어진 비공개 면담에서 강 대표는 “미국도 혼자서 자주국방 하는 것은 아니라는 버시바우 대사의 오늘 인터뷰 내용과 같은 생각이다”고 계속 정부를 겨냥했지만, 버시바우 대사는 “그 내용은 전체를 보아야 하는 것”이라고만 답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이어 “작전권 독립 행사는 주의 깊고 조심스럽게, 위험을 최소화 하는 로드맵 하에서 안전하고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원론적 대답으로 비켜 갔다. 다만 버시바우 대사는 “작전권 문제가 정치화 해선 안 된다”고 못박았다.
버시바우 대사는 “언제 소주나 한 잔 하자”는 강 대표의 제안에도 “나는 보드카를 더 좋아하니 보드카로 하자”고 답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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