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ㆍ수도권 일대 집창촌 지역들이 뉴타운 재개발 붐을 타고 초고층 주상복합과 아파트, 상업시설 잇따라 들어서며 신흥 주거ㆍ상업지역으로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내 대표적인 집창촌으로 꼽혔던 미아리, 천호동, 청량리, 용산 일대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기본계획에 따라 도시환경정비사업구역으로 지정됐거나 지정될 예정이다.
구역지정이 이뤄지면 최대 1,000%에 이르는 용적률이 적용돼,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와 상업시설 등이 들어설 수 있게 된다. 홍등가의 부정적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새로운 지역 내 중심타운으로 변모를 하게 되는 것이다.
이들 지역 가운데 사업추진이 가장 빠른 곳은 속칭 '미아리텍사스'를 포함한 성북구 하월곡동 88번지 일대. 최근 시공사를 선정한 이 곳은 향후 재개발을 통해 집창촌을 비롯한 노후 주택들이 모두 철거되고, 지하6층, 지상47층 7개동의 초고층 주상복합단지가 새로 들어설 계획이다.
주변 지역 아파트가 중소형 평형 위주인 것과는 달리 43~80평형의 대형 평형 1,309가구로 구성되고, 이중 조합원 몫을 뺀 902가구가 일반분양될 것으로 보인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집창촌이 밀집돼 있었기 때문에 그 동안 인근 주택들도 인기가 없어 집값이 매우 저평가돼 있었다"며 "홍등가 철거가 이뤄지게 되면 인근 길음ㆍ미아뉴타운 등과 더불어 새로운 강북의 주거단지로 부상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동권에서는 이른바 '천호동 텍사스' 일대가 오랜 집창촌 이미지를 벗고 뉴타운 개발이 진행중이다. 최근 강동구는 천호뉴타운 1구역의 도시환경정비사업 조합설립 추진위원회를 승인, 개발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총 1만1,600여평에 집창촌과 재래시장 등 낙후시설이 대부분인 이 곳은 용적률 350~500%가 적용돼 최고 30층 규모의 주상복합 등이 건립될 예정이다. 구는 이 곳을 서울 동부권의 상업ㆍ문화 중심 지역으로 개발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청량리균형발전촉진지구에 포함된 속칭 '청량리 588'일대도 3개 구역으로 나뉘어 도시환경정비사업이 진행중이다. 이 곳은 추진위가 구성되는 대로 시공사를 선정해 재개발 사업에 들어갈 예정인데, 청량리구역은 기준 용적률이 최대 1,000%에 달해 초고층 건물이 들어설 수 있다.
풍림산업은 인천의 대표적인 집창촌인 숭의ㆍ학익동의 속칭 '옐로하우스' 일대에 53층짜리 초고층 아파트 건설을 추진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송도신도시와 청라지구 등을 비롯해 인천에서는 지역 랜드마크로 개발되는 사업장이 많다"며 "집창촌 재개발 사업 역시 이번 기회로 지역 분위기가 180도 바뀌게 되는 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풍림산업은 이르면 내년 4~5월께 분양에 들어갈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중이다.
부동산정보업체 유앤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집창촌은 부정적 이미지로 인해 주변 지역 성장의 발목을 잡아왔으나 최근 재개발 추진이 활발히 이뤄지면서 개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저평가되어 온 주변지역 주택들도 재개발 사업의 후광효과를 누리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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