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내달 물러나는 윤영철 헌법재판소장 후임으로 여성인 전효숙(55ㆍ사법시험 17회) 헌법재판관을 내정한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노 대통령이 전 재판관을 소장으로 지명하고, 국회 인준을 통과하면 1988년 헌법재판소가 구성된 이래 첫 여성 소장이 탄생한다. 헌재 내부에서 기용되는 첫 헌재 소장이라는 의미도 있다.
청와대와 국회, 대법원은 16일께 9명의 헌법재판관 중 내달 15일 임기가 끝나는 헌재소장과 4명의 헌법재판관 후임 내정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개혁 성향인 전 재판관의 소장 임명과 함께 노 대통령 재임 기간 중 재판관 8명의 교체가 사실상 마무리됨에 따라 헌재의 성향이 이전보다 개혁성을 띨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 및 대법원장 추천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와 본회의 의결 절차를 밟은 뒤 노 대통령이 내달 중 정식 임명한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날 “전 재판관과 함께 이강국(8회) 전 대법관, 주선회(10회) 재판관 등이 헌재소장으로 거론됐으나 개혁 성향과 여성 법조인이라는 상징성을 감안해 전 재판관으로 가닥이 잡혔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 재판관은 노 대통령과 같은 사시 17회 출신인 데다 2004년 신행정수도 특별법의 위헌 여부를 묻는 헌법소원에서 9명의 재판관 중 유일하게 합헌 의견을 낸 적이 있어 한나라당이 코드인사라며 정치 쟁점화하면 인사청문회에서 논란이 일 전망이다.
후임 헌법재판관 중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공동 추천 몫으로는 목영준 법원행정처 차장(19회)이, 한나라당 추천 몫으로는 이동흡 수원지법원장(15회)이 각각 내정됐다. 또 대법원장 추천 몫으로는 김종대 창원지법원장(17회) 이우근 서울중앙지방법원장(14회) 신영철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18회) 등이 거론되고 있다.
대통령 몫으로는 김희옥 법무차관(18회)과 홍경식 법무연수원장(18회), 민변 출신의 조용환 법무법인 지평 소속 변호사(24회)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헌법재판소법 상 재판소장은 대법원장, 재판관은 대법관과 같은 급이다. 재판관의 임기는 6년으로 연임이 가능하며 탄핵이나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 받지 않고서는 파면되지 않는다.
헌법재판관 중 김대중 정부 시절 임명됐던 권성 재판관이 11일 퇴임했으며, 윤영철 소장과 김효종 김경일 송인준 재판관은 다음달 15일 퇴임한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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