쳤다 하면 안타요, 쳤다 하면 결승타다. 이 정도면 ‘제2의 이치로’라는 별명이 결코 허튼 소리는 아니었다.
‘추추 트레인’ 추신수(24ㆍ클리블랜드)가 지난 6년간 마이너리그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었던 설움을 방망이로 날려 버리고 있다. 연일 활화산처럼 폭발하는 추신수의 맹타에 그의 영입을 비난했던 홈 팬들의 비아냥은 열렬한 환호로 변해가고 있다.
추신수의 활약이 돋보이는 것은 무엇보다 ‘영양가’가 높다는 점이다. 추신수는 지난 달 27일(이하 한국시간) 시애틀에서 클리블랜드로 이적한 후 11경기에서 결승타 4개를 때려냈다. 이 기간동안 팀이 거둔 5승 가운데 4승이 그의 방망이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추신수가 클리블랜드 유니폼으로 바꿔 입은 후 거둔 성적은 경이로운 수준이다. 36타수 15안타(4할1푼7리) 12타점을 기록 중이며 안타 15개 가운데 그랜드 슬램을 포함해 홈런 2개, 2루타가 4개에 이른다. 올 시즌 세대교체를 통한 팀 체질 개선으로 내년 시즌 재도약을 노리는 에릭 웨지 감독으로선 굴러들어온 복덩어리의 맹활약에 입이 귀에 걸릴 만하다.
추신수는 11일 경기에서도 신들린듯한 방망이를 휘둘렀다. 제이콥스 필드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의 홈 경기에서 시즌 두 번째 선발 5번 타자 겸 우익수로 출장한 추신수는 2경기 연속 결승타를 포함해 5타수 3안타 3타점 1득점의 눈부신 활약으로 팀의 대승(14-2)을 이끌었다.
전날 빅리그 데뷔 첫 3안타를 기록했던 추신수는 이틀 새 6안타를 몰아치는 기염을 토했다. 또 시즌 타율을 3할1푼에서 3할4푼(47타수 16안타)으로 끌어 올리며 최근 3경기 연속 타점 및 득점과 4경기 연속 안타, 9경기 연속 출루 행진을 이어갔다. 빅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경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는 기쁨도 누렸다.
0-0 동점인 1회말 2사 1·2루 첫 타석에서 우완 케빈 그렉의 한 가운데 직구(150㎞)를 받아 쳐 1타점짜리 인정 2루타를 친 추신수는 4회말 1사 1·3루서 맞은 세 번째 타석에서도 J.C. 로메로의 바깥쪽 직구(146㎞)를 밀어쳐 좌전 적시타를 날렸다. 시즌 5번째 멀티 히트.
추신수는 5회 1사 1·3루 4번째 타석에서 1, 2루 사이로 흐르는 내야 땅볼로 3번째 타점을 올린 뒤 7회에는 깨끗한 우전안타를 때려냈다.
눈부신 호수비도 빛났다. 추신수는 3-0으로 앞선 3회초 에인절스의 선두 타자 롭 퀸란(현대 용병 출신 톰 퀸란의 동생)의 우중간 2루타성 타구를 펜스에 부딪히며 잡아냈고, 8회에도 팀 새먼의 잘 맞은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걷어냈다.
장출혈 회복 박찬호 12일 복귀전
장출혈에서 회복한‘코리안 특급’ 박찬호(33ㆍ샌디에이고)가 12일 오전 9시5분 미닛 메이드 파크에서 열리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방문 경기에서 복귀전을 치른다.
김병현(27ㆍ콜로라도)은 14일 새벽 4시5분 쿠어스필드에서 열리는 시카고 컵스와 홈 경기에서 8승에 재도전하고, 서재응(29ㆍ탬파베이)은 왼 허벅지 통증으로 하루 미뤄진 16일 오전 8시15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이승택기자 l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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