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는 시작에 불과했다. 브리짓이 도서관에 데려간 애완 동물은 암탉, 펠리컨, 기린, 코끼리 등 갈수록 기가 차다. 개구리가 펄쩍 뛰기만 해도 소동이 벌어지는 그 조용한 공간에 말이다. 하지만 그 주인에 그 애완동물인지 이들은 당당하기만 한데….
도서관에 대한 발칙한 상상이라는 이 책은 참 유쾌하다. 무언가 짓눌렸던 게 맥없이 사라지는 느낌이랄까.
침이라도 꼴깍 삼킬라치면 그 진동이 민망해 숨죽이던 기억. 옮긴 이의 말처럼 지금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는 부모세대에게 도서관은 정숙, 그 자체였다. 그래서인지 꾸러기 열람실처럼 소란이 허용되는 공간에서도 부모들은 아이를 자리에 앉히느라 열심이다. 그러나 책장을 넘기면서 도서관의 의미는 새로워진다. 아무때나 깔깔대는 하이에나도 천연덕스러운 비단구렁이도 막아서지 않는, 마음의 울타리가 사라진 즐거운 놀이터. 책 읽기를 좋아한다면 누구나 갈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말이다.
결국 코끼리 덕에 도서관이 우지끈 결딴나고 나서야 이들의 순례는 끝을 맺지만 책을 도서관에서만 읽으란 법도 없다. 숲 속에 도란도란 모여 앉아 책의 즐거움에 빠져든 동물들의 모습이 얼마나 그럴 듯 한지. 꿈꾸는 아이들의 모습과 닮아있어 대견스럽다.
박선영기자 philo94@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