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찰청은 10일 영국발 미국행 여객기를 공중에서 폭파하려던 테러리스트들의 기도를 사전에 막았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성명에서 “한 달 간의 조사 끝에 9일 밤부터 10일 새벽 사이 테러 용의자 21명을 검거했다”고 밝히고 “이들은 승객을 가장해 음료수처럼 보이는 액체 폭발물 등을 기내로 반입, 비행기를 폭파할 계획이었다”고 설명했다. 존 리드 내무장관은 “테러범들은 최소 10대 이상의 여객기들을 비행 중 동시에 추락시켜 대규모 인명피해를 내려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영국 내무부는 10일 오전 테러경보 수준을 ‘엄중(severe)’에서 ‘테러 위험 임박’을 뜻하는 ‘중대상황(critical)’으로 높였다고 밝혔다. 이는 5단계 중 최고 수준이다. 미국 국토안보부도 이날 국내 민간항공기와 미국으로 들어오는 국제선 항공기에 대한 테러 경보 수준을 ‘오렌지’로 높이고, 특히 영국에서 들어오는 항공기에 대해서는 가장 높은 경보 수준인 ‘적색’으로 격상했다.
사건 발표 후 런던 히드로공항은 공항을 일시 폐쇄하고 영국과 유럽을 오가는 모든 비행기의 이ㆍ착륙을 금지했다. 미국과 유럽의 공항들은 대부분 검문 검색을 강화해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브리티시 에어웨이(BA)는 이날 언론사 등에 보낸 이메일 성명에서 “정부의 권고에 따라 영국 내 공항을 떠나는 항공기 승객들에 대해 휴대폰과 노트북 컴퓨터 등 전기나 배터리를 사용하는 물품의 기내 반입을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BA는 그러나 안경이나 여행관련 서류, 핸드백 등 소량의 물품은 반입을 허용키로 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이번 테러 음모가 알 카에다의 소행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로버트 뮬러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배후를 단정짓기는 이르지만, 이번 음모에는 알 카에다의 특징이 여럿 나타난다”고 밝혔다. 마이클 처토프 국토안보국 장관도 “이번 계획은 여러 면에서 알 카에다를 연상케 한다”고 말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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