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0일 콜금리 목표를 연 4.50%로 0.25%포인트 전격 인상했다. 경기 둔화 조짐이 가시화하고 있는 데다 최근 미국과 일본의 중앙은행이 금리를 동결한 터여서 재계와 정계는 물론 정부까지 당혹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주가는 한은이 콜금리를 당분간 추가 인상하지 않겠다는 뜻을 시사한 덕에 소폭 하락으로 마감했다.
이번 콜금리 인상은 올 6월 이후 두 달만에 올린 것으로 지난해 10월 이후로는 5번째 인상이다. 각종 경기지표의 둔화와 심리지표의 급랭 등으로 콜금리 동결이 예상됐던 것과 달리 금통위가 금리 인상을 결정한 것은 물가 압박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란 한은의 기본 입장을 관철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금통위 회의 후 “우리 경제가 성장동력이 약화되기는 했지만 성장 궤도에 머물러 있고 물가 상승압력은 커지고 있다”며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이 총재는 그러나 “경기의 하방 위험이 좀 더 생겼다”며 “최근 경제상황은 지난해 10월부터 계속된 통화정책의 방향성에 대해 재검토해야 하는 여건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한은이 추구하고 있는 금리 인상 기조를 마무리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민 신한 우리 등 시중은행들은 이날 속속 금리를 인상했다. 특히 부동산담보대출 금리도 오를 예정이어서 대출자의 부담이 또 한번 커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침체에 빠진 건설과 부동산 경기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김석동 재정경제부 차관보는 “한은은 아무래도 물가 쪽에 신경을 많이 쓸 수밖에 없다”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고, 경기부양에 적극적인 강봉균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은 “그 판단에 책임을 지지 않겠냐”며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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