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방문 중인 헨리 하이드 미국 하원 국제관계위원장(16선ㆍ공화)은 10일 한국 기자들과 인터뷰를 갖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주변 국가들을 위협하기 위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를 미국에 원인이 있다거나 미국의 잘못이라 말한다면 극단적 반미 감정 표출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하이드 위원장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막지 못한 것과 관련 “미국이 가장 실패했다”면서 미국의 책임도 있다는 식으로 표현한 이종석 통일부 장관의 최근 발언에 대해 이같이 언급했다. 기자들이 이 장관 발언에 대한 견해를 묻자 하이드 위원장은 “그것은 완전히 사실 왜곡이고 그런 논리를 펴는 사람은 같이 대화할 가치가 없다”고 비판했다.
하이드 위원장은 논란이 되고 있는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문제에 대해 “한국군은 훈련이나 군사 장비에서 상당한 수준에 올라 있어 최대한 이른 시기에 돌려 받는 게 적절하며 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를 방문한 하이드 위원장 등 미국 하원의원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한미간 주요 현안 중 하나인 주한미군 공대지 사격장 건설과 관련, “나름대로 어려움이 있지만 이른 시일 안에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주한 미 공군이 사격 훈련 공간 부족으로 해외에서 훈련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있다”며 한국 정부가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 달라는 의원들의 건의를 받고 이같이 밝혔다고 정태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과 하이드 위원장은 한미 동맹관계가 굳건히 유지되고 있음을 평가한 뒤 양국이 선의와 우정, 인내심을 갖고 동맹 재조정 등 일부 현안들을 풀어 나간다면 해결하지 못할 문제가 없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하이드 위원장은 비자 면제 프로그램에 대해 “미 의회에서 한국을 비자 면제 대상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매우 높다”며 자신도 이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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