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파트너스측 요구 수용3년간 2조8,000억 주주에
올해 초 외국투자자 '칼 아이칸ㆍ스틸파트너스'에 의해 적대적 인수ㆍ합병(M&A) 위협에 처했던 KT&G 경영진이 결국 스틸파트너스측 요구를 받아들여 자사주를 소각하고 주주들에 고율의 배당을 하기로 했다.
KT&G는 9일 '기업가치 극대화를 위한 중장기 마스터 플랜'을 발표, 향후 3년간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를 통해 무려 2조8,000억원의 이익을 주주들에게 돌려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이익환원 금액은 같은 기간의 연구개발(R&D),마케팅, 시설투자 비용을 합친 금액(약 2조여원)보다 큰 규모다.
KT&G의 자회사인 한국인삼공사 상장, 부동산 매각, 자사주 소각 등 단기이익 극대화 방안을 요구해온 스틸파트너스측과 타협함으로써 경영권을 보장 받는 카드를 택한 것이다.
KT&G의 이날 발표로 스틸파트너스측은 더 이상 인삼공사의 상장은 요구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KT&G는 스틸파트너스측의 요구대로 보유 부동산을 평가해 필요하면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KT&G는 주가는 상당기간 급등할 전망이며, 스틸파트너스측도 향후 3년간 배당이익 등으로 큰 수익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공기업으로서 수십 년간 축적해온 이익을 자사주 소각 등의 방식으로 몇 년 또는 몇 개월간 주식을 보유했던 한정된 주주들에게 몰아주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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