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주택 같은 공동주택, 나만의 정원을 갖춘 '테라스 하우스'가 새로운 주거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고급 주상복합을 비롯해 일반 아파트와 고급 빌라, 연립주택에도 단독주택의 매력을 가미한 테라스 하우스가 틈새시장을 파고 들면서 주택업계와 일반 수요자들의 관심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 용인 등 수도권 남부 지역에 집중됐던 테라스 하우스는 이제 서울 강남은 물론 도심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활발한 분양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테라스 하우스는 최근 극심한 분양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계약률 100% 달성 기록을 이어가고 있어, 주택업계에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테라스 하우스의 인기는 공동주택의 편리함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단독주택에서나 누릴 수 있는 실외공간까지 덤으로 챙길 수 있는 일석이조 효과 때문이다.
SK건설은 최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합동에서 분양한 주상복합 '충정로 SK 뷰'에, 옥상을 단독정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 테라스 하우스를 선보였다. 입주민들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기존 옥상 정원과는 달리, 맨 꼭대기층 가구가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기획상품'이다.
올 초 용인 동백지구에서 분양된 고급형 빌라 '남광 하우스토리'도 테라스 하우스 개념이 도입됐다. 1층 가구에는 전용 출입구와 단독 정원을 제공했으며, 2층 가구는 1층 발코니 천장 부분을 테라스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최상층인 4층에도 옥상 전용 정원과 테라스를 설치했다.
GS건설은 서초로 인근의 호텔급 오피스텔 '부띠크 모나코'에 이국적인 평면설계와 외부로 개방된 테라스 정원 등 새로운 컨셉을 도입했는데, 특히 독특한 건물설계로 최상층 펜트하우스에서나 가능했던 실외 테라스 정원을 일반 층에서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대한주택공사도 서대문구 천연동에 완공한 '뜨란채' 아파트의 저층 일부 가구를 테라스 하우스로 꾸며 단지 외관을 차별화했다. 2008년 분양에 들어갈 판교신도시 연립주택도 최근 국제 현상공모를 통해 선정한 중대형 고급 테라스 하우스 형태로 지어질 계획이다.
물론 테라스 하우스는 추가 면적에 대한 시공비 때문에 일반 아파트에 비해 분양가가 비싸다는 점은 감수해야 하지만, 나만의 정원을 만끽하는 비용인 만큼 기꺼이 지불하겠다는 입주자들이 많다. 실제로 테라스 하우스를 지은 아파트들은 거의 100% 분양을 기록하고 있다.
SK건설 신희돈 건축사업본부장은 "설계기법의 발전과 웰빙 열풍으로 단독주택 개념이 도입된 공동주택이 틈새상품으로 부각되고 있다"며 "특히 아래층 지붕을 위층 거주자가 정원 으로 활용토록 하면 건폐율 확대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최근 건축법까지 개정된 만큼 앞으로 테라스 하우스 공급은 더욱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테라스 하우스
원래 가파른 구릉지에 아파트를 지을 때 경사지를 깎지 않고 지형을 그대로 살려 계단식으로 지은 집을 말한다. 테라스 하우스가 있는 아파트에선 아래층 지붕을 개인 취향에 맞는 야외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고 개인주택 앞마당 같은 분위기도 연출할 수 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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