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9일 연합뉴스와의 특별회견에서 한미 FTA 협상을 언급하면서 한국 사회의 진보세력에 대해 쓴 소리를 했다.
노 대통령은 진보진영의 졸속 추진론에 대한 입장을 밝힌 뒤 “한국의 민주와 진보세력에게 정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진보도 이제 좀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현실을 봐야 하며 객관적 사실을 인정해야 하고, 이론과 사실이 다르게 갈 때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며 “듣기도 하고 말하기도 하고 대화와 타협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이른바 진보 언론을 겨냥, “연초에 한미FTA를 발표하면서부터 국회가 토론하고 여론수렴을 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왜 돌아서 갔느냐”며 “정부가 늦은 것이 아니고 언론이 무책임하고 사태를 거꾸로 돌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나도 변호사 시절 종속이론에 관한 책을 섭렵했는데 한국사회에 맞지 않더라. 폐기해야 한다”며 “언론계의 많은 사람들이 그런 사고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적어도 언론종사자, 진보지식인은 사실이라는 최고 가치에 충실해야 한다”며 “사실에 충실하지 않으면 가치라는 게 오히려 긍정적 기능을 못하며 사실에 충실하면서 가치를 현실에 적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노 대통령은 “합리적이지 않은 것은 진보든 보수든 다 우리사회에 기여할 수 없다”며 “진보에 대해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하고 싶고 호소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보수와 진보 양쪽으로부터 공격 받고있다”며 “대통령이 어렵다”고도 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농민들의 FTA 반대에 대해 “무조건 돈 준다고 농사가 되는 것은 아니니 않느냐”며 “농사 잘 짓는 사람들, 기업적 농업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은 이 문제에 담담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농업 하는 사람들이 사실을 보려 하지 않는다”고 서운한 감정을 표시했다.
노 대통령은 “FTA체결은 가급적 빠르면 좋다”며 “일본을 따라잡고 서비스 전략을 통해 일본을 앞질러 가야하기 때문에 (일본도 하지 않은) 미국과의 FTA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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