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대비 실명제 실시 이후 급감했던 기업의 접대비 지출액이 지난해 다시 급증세로 돌아섰다.
9일 한국은행이 6만6,513개 기업을 모집단으로 작성한 '2005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전 산업의 접대비 지출액은 2조9,596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25.6%나 급증했다. 국세청의 접대비 실명제 도입과 함께 2004년 전 산업의 접대비 지출액이 2조3,57억원으로 전년 대비 18.9% 급감한 후 1년만에 다시 급반등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전체 기업의 접대비 증가율은 매출액 증가율 15.2%를 훨씬 웃돌았다. 매출액 대비 접대비 비중도 2003년 0.23%에서 2004년 0.17%로 떨어졌다가 지난해는 0.18%로 다시 상승했다.
제조업체(2만4,691개)의 접대비 지출액 역시 2003년 1조2,064억원에서 2004년 1조1,280억원으로 6.5% 감소했으나 지난해는 1조3,315억원으로 18.0%나 급증했다. 제조업의 접대비 증가율 역시 매출액 증가율 9.1%를 크게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경기회복 조짐과 함께 기업들이 영업활동을 활발히 하면서 접대비 지출을 늘린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기업들이 접대비 실명제를 우회할 나름의 요령을 터득해 당국의 지출 규제의 약효가 떨어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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