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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숙의 길 위의 이야기] 전자음악의 날개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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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숙의 길 위의 이야기] 전자음악의 날개 위에

입력
2006.08.09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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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바크는 슬로베니아의 4인조 실험음악 그룹이다. 처음 라이바크란 이름을 대했을 때 터무니없게도 바흐와 조합해서 '거짓부렁 바흐' 쯤으로 뜻을 추측했다. 라이바크는 슬로베니아 수도 '류블랴나'의 독일어식 이름이라고 한다. 그 그룹에 영향을 끼친 고전음악가는 바흐와 멀어도 한참 먼 바그너란다.

정치성과 이념이 강한 그룹인가보다. 그들이 영향 받은 또 한 축은 크라프트베르크다. 내가 왠지 끌렸던 비밀이 여기 있었다. 독일 실험음악 그룹 크라프트베르크를 십대 시절에 무지무지 좋아했다.

우주적 서정에 넘치는 전자음악 '팝콘' '안테나' '라디오액티비티'는 나를 밤하늘 너머 저 멀리로 이끌었다. 특히 '라디오랜드'를 들을 때면, 고장 난 우주선을 타고 우주를 떠돌면서 끊어진 교신을 이으려 지구에 끝없이 타전하는 사람이 떠올랐다. 그 사람이 나라고 생각하고 '라디오랜드'를 들으면 감정이 격해져 어느 새 뺨 위로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뭐, 거의 우주적 신파라고나 할까.

"우리는 히틀러가 화가인 만큼만 파시스트다." 라이바크의 보컬리스트가 했다는 말이다. 공정한 잣대라 생각하지는 않지만, 말을 멋지게 하면 한 점수 더 주게 된다.

시인 황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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