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9년 공산 정권이 들어선 조국을 버리고 미국으로 탈출했던 100만여 쿠바 난민 출신들이 반세기만에 귀향의 꿈에 부풀었다. 동생 라울 카스트로 국방장관에게 임시로 권력을 이양한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권좌에서 물러날 날이 머지 않았다는 기대 때문이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6일 마이애미의 쿠바계 이민 사회가 이젠 ‘아메리칸 드림’ 대신 ‘포스트 카스트로 드림’에 동요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쿠바계 이민자들은 미국에서 갈고 닦은 자본주의 마인드를 토대로 카스트로 이후 자유 쿠바에서 성공 신화를 이룰 수 있다는 희망에 젖어 있다.
커피, 담배 등 가업으로 미국에서 경제 기반을 닦는 데 성공한 일부 이민자들은 카스트로 이후 개방된 쿠바에서 가문의 영광을 재연하려는 포부를 키우고 있다. 50년대 미국 라스베이거스와 경쟁을 벌일 정도로 번창했던 도박 및 관광산업은 노다지로 각광 받고 있다.
공산혁명 직후 국유화 조치에 따라 몰수당한 집 회사 농장 공장 등 재산을 되찾으려는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60년 당시 90억달러였던 몰수 재산은 현재 500억달러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카스트로 이후의 쿠바가 ‘기회의 땅’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경고도 나온다. 쿠바계 미국인과 미국 기업의 쿠바 내 몰수 자산에 투자하는 외국 기업을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한 96년의 헬름스-버튼 법 등 법적 제약은 풀리지 않았다.
미국쿠바무역경제평의회의 설립자 존 카불리치는 “카스트로의 권력 공백이 곧 엄청난 사업 기회라고 부추기는 자들이 노리는 것은 쿠바 난민 출신들의 주머니”라고 말했다.
한편 볼리비아를 방문한 카를로스 라헤 쿠바 국가평의회 부회장은 6일 “카스트로가 몇 주뒤 국가평의회 의장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전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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