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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부총리 18일만에 이임식/ "박제가 돼버린 내 꿈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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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부총리 18일만에 이임식/ "박제가 돼버린 내 꿈 아쉬워"

입력
2006.08.09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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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변화와 개혁의 꿈’은 그의 죽음과 함께 사라져 버렸습니다.”

논문 시비에 휘말려 취임 18일만인 7일 교육수장 자리를 떠난 김병준 교육부총리가 이날 오후 6시 열린 이임식에서 자신의 처지를 이렇게 비유하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이임사 제목을 ‘꿈으로 끝난 꿈’으로 붙일 만큼 ‘꿈’(교육부총리직)에 대한 강한 의욕과 미련을 남겼다.

김 부총리는 “공부방 한쪽에 걸려 있는 케네디 대통령 사진을 보면서 그가 감당할 수 없었던 거대한 힘들, 그리고 그 속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끝내 불행을 당해야 했던 그와 그의 생각들에 대한 애틋함이 눈길을 끌어당겼다”고 말했다. 적극적인 해명을 통해 ‘무혐의’를 입증하려했지만 결국 사퇴할 수 밖에 없었던 자신의 심경을 우회적으로 밝힌 대목이다.

그는 또 “채 한 걸음 옮기기도 전에 ‘박제’가 되어 버린 나의 꿈과 계획을 떠올려 본다”며 “모든 것이 내가 부덕해 일어난 일이라 생각하지만 가슴 한 가운데 큰 아쉬움이 돼 남는다”고 말을 이었다. 정치에도 불만을 털어놓았다. 김 부총리는 “정치는 따져 물어야 할 대상이 누구 인지에 대한 분명한 판단이 있어야 하는데도 우리 정치는 이와는 거리가 있음을 느꼈다”고 말해 자신이 ‘정치적 희생양’임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그는 “당분간 이번 일을 잊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박제가 되어 내 가슴 속에 큰 아쉬움으로 남게 될 꿈은 오히려 잘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끝을 맺었다.

김 부총리는 이임식 후 실ㆍ국장급 이상 고위간부들과 일일이 악수하면서 “앞으로 자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해 모종의 역할을 맡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대두됐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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