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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코리아' 먹구름

입력
2006.08.09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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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게임의 종주국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상반기 '빅 3' 게임의 부진과 외국 온라인 게임의 약진 등 내우외환 속에 국내 온라인 게임 위기설이 본격 대두되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시험판으로 공개한 대형 온라인 게임 3편이 모두 기대 이하의 실적을 보이면서 국내 온라인 게임계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웹젠의 '썬', 한빛소프트의 '그라나도 에스파다', 넥슨의 '제라' 등 100억원 이상의 개발비가 투입된 빅 3 온라인 게임들은 현재 동시접속자수가 3만명에도 못미치는 초라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성공작이라는 평가를 받으려면 동시접속자가 최소 5만명 이상 돼야 한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 넥슨의 '메이플 스토리' 등 대표적인 온라인게임들의 동시접속자는 10만명 수준이다. 대작의 부진은 후속 게임 개발 및 기존 게임 서비스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고민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외국 게임 약진

과거에는 명함도 못내밀던 외국 업체들의 온라인 게임이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오며 국내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미국의 온라인게임 조사 사이트 MMOG차트닷컴에 따르면 이용자수 기준으로 6월말 현재 세계 다중온라인게임(MMOG) 시장 점유율은 미국 블리자드사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가 절반이 넘는 52.9%를 차지했다. 반면 엔씨소프트의 '리니지1'과 '리니지2'는 각각 12%와 10.4%에 그쳤다.

1년 전인 지난해 상반기까지 '리니지1, 2'는 합쳐서 45%의 점유율로 WoW(22%)를 2배 이상 앞질렀다. WoW는 국내에서만 7만명의 동시접속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미국의 일렉트로닉아츠(EA)와 네오위즈가 손잡고 제공하는 온라인 축구 게임 '피파온라인'도 동시접속자수가 17만명을 넘어섰다.

해외 시장 부진

해외 시장 부진도 심각하다. 영화, 드라마와 더불어 한류 열풍의 한 축이었던 온라인게임은 중국에서 불안한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 온라인 게임인 '미르의 전설'을 제공하는 샨다가 아직까지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나 WoW, 자체 중국산 온라인게임을 제공하는 네이즈가 샨다의 뒤를 바짝 쫓으며 한ㆍ미ㆍ중국이 온라인 게임 3국지를 형성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 시장의 불안한 판세는 중화권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동남아시아 시장에도 전이될 수 있어 국내업체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기획력 강화 및 플랫폼 다변화 필요

업계는 국내 온라인 게임이 안팎으로 코너에 몰린 가장 큰 이유로 기획력 부재를 꼽고 있다. 게임웹진 디스이즈게임의 임상훈 사장은 "기획력과 창의력이 뒷받침된 게임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게임 시나리오 작가와 기획가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WoW가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도 높은 수준의 그래픽과 탄탄한 구성, 재미있는 도전과제 등이 꼽히고 있다.

이와 함께 게임을 제공할 수 있는 기기(플랫폼) 다변화도 필요하다. 국내 온라인게임의 경우 컴퓨터(PC)와 휴대폰에 국한해 온라인 게임을 제공하고 있으나 PC기반 온라인 게임은 세계 게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15%에 불과하다.

반면 미주, 유럽, 일본 등에서 강세를 보이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엑스박스360, 일본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2 등 비디오 게임기는 45% 이상을 차지한다. MS는 연간 쏟아내는 100종 이상의 엑스박스360게임 가운데 98%에 온라인 게임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소니와 닌텐도도 마찬가지. 따라서 PC 뿐만 아니라 비디오 게임기까지 지원하는 온라인 게임 개발이 시급하다. 넥슨의 이재교 홍보실장은 "북미, 유럽, 일본시장에 진출하려면 플랫폼 다변화가 필요하다"며 "수익모델이 다양해지는 점 때문에 비디오 게임기용 온라인 게임 개발도 검토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국내 게임업체들이 집중하는 다중역할분담게임(MMORPG)에서 벗어나 스포츠, 격투 등 게임 장르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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