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호 법무부 장관 내정자는 참여정부 후반기의 검찰ㆍ법무행정 개혁을 이끌 사령탑이 될 전망이다. 참여정부가 기치로 내걸었던 ‘검찰 개혁’ 드라이브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회에 표류 중인 검찰 개혁 과제는 공직부패수사처 설치, 검ㆍ경 수사권 조정, 사법개혁 법률안 등이다. 특히 김 내정자는 그 동안 공수처 설치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여온 만큼 검찰 개혁의 적임자라는 평을 받고 있다. 경남 남해군 출신으로 야당 의원들과 두터운 친분을 쌓아 온 점도 낙점을 받은 배경이 됐다는 후문이다. 검찰 개혁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야당과의 ‘통로’ 역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인사에는 김 내정자가 검찰을 장악할 수 있을 것이란 청와대의 기대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김 내정자는 검사들의 높은 신뢰를 받고 있다. 김 내정자는 검사 시절 대검 중수 2,3,4 과장, 서울지검 특수 1,2,3 부장을 두루 역임할 정도로 검찰 내 대표적인 특수수사통으로 꼽힌다. 사법시험 동기(16회)인 박주선 전 의원과 자웅을 겨루며 율곡 비리(1993년), 전두환 노태우 비자금 사건(95년) 등 굵직굵직한 사건을 도맡아 처리했다. ‘타고난 수사검사’라는 별칭이 늘 따라다녔다. 당시 검찰에서는 “박주선 김성호 둘 중 하나가 나중에 검찰총장을 할 것”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았다. 때문에 정치인 출신이었던 천정배 전 장관과 달리 김 내정자는 검찰과 파열음을 빚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가능하다. 과거 정권 말기 때마다 권력형 비리 사건이 줄줄이 터져 나왔던 점을 상기할 때 청와대 입장에선 차기 법무부 장관의 ‘검찰 장악력’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 달 예정된 평검사 인사와 대법관 헌법재판관 선출로 공석이 예상되는 검찰 간부 인사가 김 내정자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법조브로커 김홍수씨 사건으로 불거진 법조비리 근절 대책 마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사들은 오랜만에 검찰 출신 장관이 오는 데 반색하면서도 ‘과도한’ 검찰 개혁에 대해선 내심 우려를 나타냈다. 대검의 한 검사는 “검찰의 생리를 속속들이 아는 분이라 조직을 잘 이끌어갈 줄로 믿는다”며 “검사들이 반대하는 문제를 개인 소신으로 처리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내정자는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게 된 것 같다. 원칙을 지켜가는 나라로 만드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검찰의 체질 강화와 사회적 약자 지원 등을 약속했다.
▦경남 남해(56) ▦부산브니엘고 고려대 ▦해군 법무관 ▦춘천지검장 ▦대구지검장 ▦국가청렴위원회 사무처장
김지성 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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