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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극복 꿈꾸는 '또하나의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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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극복 꿈꾸는 '또하나의 월드컵'

입력
2006.08.09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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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월드컵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제4회 정신지체인월드컵이 26일∼9월17일까지 독일에서 열린다. 연일 35도를 오르내리는 폭염 속에서도 국가대표 선수들은 6월 전국을 열광의 도가니 속으로 몰아 넣었던 것처럼 우렁찬 ‘대∼한민국’ 함성을 기대하며 영남대 캠퍼스에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8일 오후 경북 경산시 영남대 캠퍼스. 이 대학 인조잔디구장과 천마체육관에는 막바지 훈련으로 태극전사들이 뿜어내는 거친 숨결로 가득하다.

이들은 전국 재활원과 특수학교에서 선발된 17명의 정신지체인월드컵 국가대표선수들. 전국체전 등 전국단위 4개 대회 등을 통해 실력을 검증 받았다. 2002년부터 활약해온 11명에다 최고령의 정진구(38ㆍ부산 천마재활원), 여섯살 난 딸 하늘이에게 8강 진출을 선물로 안기고 싶다는 박상기(26ㆍ경산 시온재활원), 최연소의 이대식(18ㆍ포항 명도학교2)선수 등 6명이 새로이 합류했다.

3일부터 마지막 훈련캠프를 차린 선수단은 23일까지 이 대학 생활관(기숙사)에서 숙식을 함께하며 각종 테스트와 훈련을 통해 호흡을 맞춘다.

이대식 선수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축구를 시작하면서 월드컵 무대에 서고 싶다는 소망을 키워 왔다”며 “꿈이 실현된 만큼 열심히 훈련해서 첫 출전하는 월드컵에서 첫 골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훈련 시작 시각은 오전 5시. 무더위로 낮 훈련이 힘들고 본 경기 일정을 감안해 미리 시차적응을 하기 위해서다. 오전 8시까지 본 훈련, 이어 아침식사와 2시간의 수면, 다시 점심과 탁구 등 게임성 개인운동, 오후 3시30분부터 체육관에서 몸풀기를 시작으로 오후 전술훈련과 세미나실에서 이론강의와 토론, 비디오분석 등 오후 10시30분이 돼야 하루 훈련일정이 끝난다.

영남대 특수체육교육과 학생 5명이 합숙훈련에 동참 중이며 주1회 50여명의 학생들이 연습경기 상대가 되어준다. 또 18, 19일에는 정신지체인월드컵 홍보대사인 전 국가대표 유상철씨가 특별 개인지도를 할 예정이다.

박기용(54ㆍ영남대 특수체육교육과 교수) 총감독은 “선수 대부분이 정신지체 3급의 장애를 안고 있지만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땀과 훈련량은 일반인보다 더 많을 것”이라며 “2002년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월드컵에서는 1승5패로 11위에 그쳤지만 이번에는 기필코 8강 이상의 성적을 거두겠다”고 말했다.

한국대표선수단은 25일 출국, 9월1일 낮 12시(한국시각 오후 11시) 하노버에서 헝가리와, 9월4일 오전 11시(오후7시) 첼레에서 영국과, 9월7일 오전 11시 볼프르부르크에서 멕시코와 조별 예선전을 치른다.

국제정신지체인경기연맹이 주최하는 정신지체인월드컵은 1994년 네덜란드대회를 시작으로 4년마다 열리고 있으며 2002년부터 FIFA 월드컵 개최지에서 치러지고 있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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