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에 클래식 전용홀이 문을 연다. 각종 행사장으로 사용돼 오던 컨벤션센터를 476석의 실내악 전용홀인 ‘세종체임버홀’로 리모델링해 오는 14일 개관하는 것.
세종문화회관에는 다목적 극장인 대극장(3,022석)과 소극장(442석)이 있지만 클래식 공연장으로는 지나치게 규모가 크거나 음향 수준이 떨어지는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세종체임버홀은 기존의 정사각형의 구조를 장방형으로 바꾸고 천장을 2m 높여 8.5m로 만드는 등 전 좌석에 고른 음향이 전달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만석 때의 잔향 시간이 1.6초로 세라믹팔래스홀, 영산아트홀, 예술의 전당 리사이틀홀 등 비슷한 규모의 국내 공연장 가운데 가장 길다는 것이 세종문화회관 측의 자랑.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링컨 센터 에버리피셔홀의 잔향 시간이 1.65초임을 감안하면 세계 수준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음향 설계를 맡은 한양대 건축공학부 전진용 교수는 “톱날 모양의 측면과 역부채꼴형 무대 제작 공법을 도입, 소리가 잘 확산되는 데 중점을 뒀다“며 “잔향 시간이 길면 소리가 뭉개질 수 있는데 초기 반사음이 강해 명료도도 뛰어나다”고 말했다. “전 좌석에서 풍부한 음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이다.
개관일부터 9월 16일까지 이곳에서는 개관 페스티벌 ‘브리징 더 사운드(Bridging The Sound)’가 열린다. 새로운 공간에 어울리는 풍성한 실내악 무대가 잇따라 찾아온다. 해외 9개팀을 포함해 총 19개팀 160여 명의 아티스트들이 21차례에 걸쳐 공연한다.
개막 공연은 강효 줄리아드 음악원 교수가 이끄는 세종 솔로이스츠와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연의 협연. 비발디 협주곡 ‘알라 루스티카’, 엘가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 피아졸라의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사계’ 등을 들려준다.
피아니스트 백혜선(17일)은 모차르트의 ‘작은 별 변주곡’과 라벨의 ‘라 발스’ 등을 연주하며, 지난해 성남아트센터 개관 공연 때 처음 한국 무대에 섰던 세계적인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9월 11, 13일)는 슈베르트의 연가곡으로 다시 찾아온다. ‘겨울나그네’와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를 선사할 예정. 첼리스트 양성원(9월 1일, 8일)은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전곡을 소화한다.
이 밖에 ‘새로운 출발’, ‘거장의 숨결’, ‘듀오 플러스’, ‘신예의 도약’ 등 다양한 테마 아래 차이코프스키 현악 4중주단(24일), 보로메오 현악 4중주단(9월 2일), 조트리오(9월 14일) 등이 무대에 선다. (02)399-1145
김지원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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