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래마을 영아 유기 사건의 산모가 밝혀질 것인가.
이 사건을 조사 중인 서울 방배경찰서는 6일 영아들의 산모일 가능성이 높은 여성들의 신원을 파악해 집중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영아들의 아버지로 밝혀진 프랑스인 C(40)씨의 휴대폰 통화내역, 컴퓨터와 신용카드 사용내역을 수사해 C씨와 평소 왕래가 잦았던 여성 3,4명을 찾았다. 경찰은 백인 여성과 한국 여성이 포함된 이들 중 한 명이 산모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산모일 가능성이 제기됐던 C씨 집 필리핀 가정부 및 백인 소녀가 관련성이 희박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주춤했던 경찰 수사는 이번 주 급물살을 전망이다.
경찰은 여성들에 대한 조사와 함께 최근 이들이 사용하던 물건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맡겨 유전자(DNA) 분석을 의뢰했다. 경찰이 DNA 분석을 의뢰한 대상에는 C씨 부인도 포함돼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산모 신원을 파악하기 위해 여성들로부터 다양한 물건들을 확보했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과학수사 기법을 동원 중”이라고 말했다. 영아들의 탯줄 DNA가 확보돼 있어 이 DNA와 여성의 DNA를 비교하면 산모가 누구인지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DNA 분석 결과는 이르면 이번 주중 나올 예정이다. 경찰은 한국에 함께 거주하던 C씨 부인이 장기간 집을 비운 정황을 포착, 이 기간에 다른 여성이 C씨 집에서 임시로 거주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부인 이외의 여성이 C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을 경우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영아들과 조사를 받고 있는 여성들의 DNA가 일치하지 않을 경우 경찰 수사는 장기화가 불가피하다. C씨가 자신이 영아들의 아버지라는 국과수 분석 결과를 부인하며 경찰에 협조하지 않고 있는 점도 수사에 차질을 줄 수 있다.
경찰은 지난달 23일 서래마을의 고급빌라 내 냉동고에서 영아시신 2구가 발견되자 수사에 착수했지만 아직 산모의 정체는 드러나지 않았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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