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삼성-한화전이 벌어진 대전 구장. 1-3으로 뒤진 삼성의 5회 초 공격이 진행되던 오후 6시21분께 갑자기 폭우가 내리며 경기가 중단됐다. 13분을 쉬고 마운드에 오른 한화의 고졸 슈퍼 루키 류현진(19)은 갑자기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선두 강봉규를 볼넷으로 내보낸 후 박종호에게 중전 안타를 얻어 맞아 1, 2루 위기에 몰렸다. 결국 수비진의 실책과 희생 플라이로 순식간에 동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팀 막내인 류현진만 마운드에 오르면 힘을 내는 한화 타선은 곧 이은 말 공격에서 폭발했다. 전날 대선배 송진우의 개인 통산 200승을 날려버린 삼성에 앙갚음이라도 하듯 상대 선발 하리칼라를 두들겼다. 연속 3안타로 2점을 뽑은 후 3회 투런 홈런을 날린 4번 김태균이 무사 2루에서 또 다시 담장을 넘겼다. 7-3.
류현진은 선배들의 든든한 타선 지원을 등에 업고 7과3분의2이닝 4피안타 8탈삼진 3실점(2자책)의 호투로 시즌 15승 고지에 가장 먼저 오르며 다승 단독 선두를 굳게 지켰다. 2위 그룹인 두산 랜들, 한화 문동환과는 4승차. 또 평균 자책점(2.23)과 탈삼진(147개)도 1위를 고수하며 신인 사상 첫 트리플 크라운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날 승리로 류현진은 한국 프로야구에 이정표가 될만한 기록들을 무더기로 쏟아 냈다. 팀 선배 정민철이 지난 92년 세운 팀 신인 최다승(14승) 기록을 14년 만에 경신한 동시에, 역대 좌완 신인 최다 선발승(종전 86년 삼성 성준 13승)과 좌완 신인 최다승 타이(종전 86년 성준 15승) 기록도 세웠다.
또 86년 김건우(MBC), 89년 이강철(해태), 92년 염종석(롯데)과 함께 신인 최다 선발승(15승)의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류현진은 경기 후 “입단 첫 해에 이런 기록들을 세우게 돼 기쁘다”며 “다승왕과 신인왕은 꼭 차지하고 싶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홈 3연패에서 벗어난 한화는 하루 만에 현대를 제치고 2위를 탈환했다. 3연승을 마감한 선두 삼성(3연승 끝)과는 5게임차. 구대성은 9회 2사 1, 2루에서 한 타자만 잡고 26세이브를 거뒀다.
KIA도 수원 현대전에서 4-0 완승을 거둬 이날 LG에 2-5로 역전패한 두산을 제치고 하루 만에 4위에 복귀했다. 인천에선 6위 SK가 롯데에 9-4 역전승을 거두고 최근 3연승 및 홈 5연승의 신바람을 냈다. 4위 KIA와는 불과 2게임차. 반면 롯데는 6연패 늪에 빠졌다.
대전=이승택기자 lst@hk.co.kr인천=이상준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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