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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현대 회장, 금강산서 기자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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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현대 회장, 금강산서 기자 간담회

입력
2006.08.06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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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탄(인수자금)은 충분합니다. 반드시 현대건설을 인수할 것입니다.”

금강산에서 열린 고 정몽헌 회장 3주기 추도식에서 참석했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5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북사업을 비롯한 주요 현안부터, 결혼 적령기의 딸를 둔 어머니로서의 걱정 같은 개인사까지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지난 3년간 워낙 혹독한 시련을 이겨낸 탓인지, 현 회장은 시종 여유 있고 자신있는 모습이었다.

현 회장은 우선 현대건설 인수에 대한 ‘올인’의사를 분명히 했다. “남편이 살아있을 때 사재까지 넣으며 살리려 했던 기업이다” “현대중공업과 경영권분쟁 재연의 씨앗이 될 수 있는 현대상선 주식을 현대건설이 8.30%나 갖고 있다”는 것이 그 인수추진 이유였다.

현 회장은 경영권 다툼을 벌였던 범 현대가인 KCC와 현대중공업에 대한 서운한 속내도 드러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의 적대적 인수합병(M&A)은 당연히 있지만 집안 식구끼리는 윤리적, 도덕적으로 상처를 주는 이런 일을 해서는 안되지요. 경제논리도 중요하지만 사람 사는 곳에는, 인간 관계에는 윤리라는 더 중요한 것이 있지 않습니까.”

현 회장은 이어 최근 북측이 개성관광사업을 롯데관광과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아직 아무런 통보를 받지 못했다”며 “개성관광 사업은 고 정 회장이 북측과 합의한 사항이고 시범관광과 함께, 투자도 일부 이뤄진 만큼 조속한 시일안에 현대가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제품의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적용대상 제외 가능성에 대해선 “처음부터 내수를 겨냥한 것이었고 미국시장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해, FTA결과와는 관계없이 개성공단사업에 힘을 쏟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장녀 지이(30ㆍ현대 유엔아이 기획실장) 씨의 결혼 문제로 화제가 옮겨가자, 현 회장도 대그룹 총수 아닌 혼기의 딸을 둔 평범한 어머니로 돌아왔다. “저는 만 21살에 결혼을 했는데 너무 빨리 해서 억울했거든요. 본인도 늦게 시집가겠다고 해서 그냥 뒀는데, 이젠 은근히 걱정이 돼요. 나이가 들어서인지 요즘은 선도 안 들어 오네요.”

현 회장은 경영리더십에 대해 “아버님(정주영) 시대엔 진취적이고 밀어붙이는 불도저식 카리스마가 필요했다면 이제는 여성적인 것이 강점인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여성 특유의 감성과 섬세함을 앞세운 현정은식 경영으로 그룹의 제2 도약을 이끌겠다는 얘기다.

금강산=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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