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의 선행지표는 역시 재건축 아파트 가격의 하락이다. 재건축 아파트 값은 전체 아파트 가격이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던 두 달 전부터 이미 하락세로 돌아섰다. 증시로 따지면 ‘하락선도주’의 역할을 맡았던 셈이다.
6일 서울 강남권 중개업소에 따르면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17평형은 최근 두 달 사이에 5,000만~6,000만원 하락해 11억7,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18평형도 같은 기간 5,000만원 정도 내려갔고 같은 단지 13평형과 15평형도 각각 평균 3,000만원 정도 호가가 하락했다.
송파구 가락시영 2차 10평형은 최근 불과 1주일새 1,000만~1,500만원이 떨어져 3억8,000만원 선에 매도 문의가 나오고 있다. 17평형도 지난 주에만 1,500만원 정도 내려가 7억3,000만원선을 호가하고 있다.
부동산114가 조사한 지난 주 서울 지역 재건축 아파트 가격도 전주보다 0.24% 떨어져 이 업체 조사가격 기준으로 8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8주 동안의 누계 하락률은 마이너스 1.58%에 달했다.
송파구는 지난 주 0.12% 하락해 8주 연속 약세였고 강남구(-0.67%)도 2주 연속 떨어졌다. 서초구도 0.07% 미끄러졌다. 8주 연속 하락했던 강동구는 재건축 개발부담금제를 피한 단지들이 소폭 상승한 데 힘입어 지난 주 반등(상승률 0.03%)했다.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시가총액의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써브 조사에 따르면 5월 이후 서울 강남권 4개구의 재건축 아파트 시가총액은 1조원이나 감소했다.
아파트 단지 중에서는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가 5,627억원(11.4%) 하락한 4조3,744억원으로 하락폭이 가장 컸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는 2,840억원(6.65%) 감소한 3조9,843억원,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1,654억원(3.72%) 떨어진 4조2,814억원이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안전진단 강화로 인해 일부 단지의 재건축 자체가 불투명해진데다가 개발부담금 제도 등의 도입으로 투자 매력도 떨어지고 있다”며 “여기에 버블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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