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양국 정부가 북한의 6자 회담 불참과 미사일 발사 대응방식을 놓고 갈등을 빚으면서 최근 수년간 호전돼 오던 일본 국민들의 한국에 대한 감정이 크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광복절 62주년을 맞아 한국일보와 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이 지난달 각각 자국민 1,000명과 1,86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6 한일 국민의식 공동 여론조사’ 결과에서 확인됐다. 한국일보와 요미우리신문의 공동 여론조사는 1995년 이후 다섯 번째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민의 일본에 대한 호감도는 17.1%로 주변 5개국 중 가장 낮았으나, 독도 문제로 반일 감정이 팽배했던 작년(11.2%)보다는 5.9%포인트 상승했다. 현재의 한일 관계에 대한 긍정적 평가(12.1%)와 일본에 대한 신뢰도(10.9%) 역시 작년(11.0%, 9.2%)에 비해 약간 호전됐다. 반면 일본 국민들의 한국에 대한 호감도는 작년(54.0%)보다 10.5%포인트나 떨어진 43.5%에 머물렀다. 현재의 한일 관계에 대한 긍정적 평가(35.8%)와 한국에 대한 신뢰도(43.4%) 역시 작년(59.8%, 59.4%)보다 크게 떨어졌다.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여파 등으로 한일 양국민의 북한에 대한 감정도 크게 나빠졌다. 한국민의 북한에 대한 호감도는 30.9%로 작년(43.7%)에 비해 12.8%나 떨어졌으며, 일본 국민 역시 작년(0.7%)보다 더 악화한 0.4%로 북한에 대해 심한 혐오감을 드러냈다. 북한의 핵개발에 대해 ‘위협을 느낀다’는 한국민은 59.4%로 역시 작년(55.7%)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일본 국민들은 응답자의 대다수인 87.1%가 ‘북한의 핵개발에 대해 위협을 느낀다’고 답했다.
그러나 북한의 핵개발 추진 대응과 관련, 한국민의 66.3%가 ‘북한과의 대화’를, 20.0%가 ‘북한에 대한 압력’을 선호한데 반해, 일본 국민들은 ‘압력’(56.7%) 중시가 ‘대화’(24.2%)보다 월등히 많았다. 작년 조사에선 ‘대화’(41.1%) 의견이 ‘압력’(38.0%)보다 소폭 우세했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강경 대응에 대해 한국민은 압도적 다수인 72.2%가 ‘적절하다’고 답한 반면, 일본 국민은 그 비율이 10.1%에 그쳤다. 양국 정부간 대화를 통한 독도 문제 해결 가능성에 대해선 한국민의 78.8%, 일본 국민의 65.5%가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기획취재팀= 고재학(팀장)ㆍ송영웅ㆍ이태희ㆍ안형영기자 new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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