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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원폭의 날'에 본 신사참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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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원폭의 날'에 본 신사참배

입력
2006.08.06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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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은 일본 히로시마(廣島)에 원자폭탄이 떨어진 지 61년이 되는 날이다.

이날 오전 히로시마 평화공원에서 거행된 ‘원폭의 날’ 평화기념식에는 4만 5,000여명의 유족과 시민들이 참가해 원폭 희생자들을 추도했다. 인류사상 처음으로 원폭의 재앙을 겪은 히로시마의 시민들은 그 동안 ‘핵무기 폐기’와 ‘평화’를 호소하기 위해 의미 있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원폭 돔이 상징하는 피폭지 히로시마를 어리석은 인류를 구원하는 성지로 만들기 위해 기울인 노력도 평가받을 만하다. 이날 기념식에 참가한 어린 학생들은 “히로시마의 참혹한 역사를 세계에 알려 다시는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히로시마의 평화 메시지는 우리에게 미묘한 괴리감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일본 주류 정치가들의 잘못된 역사인식이 히로시마의 선의를 굴절시키고 있다는 느낌도 든다.

이웃 국가들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나라를 위해 숨진 전몰자를 참배하는 것이 무엇이 나쁘냐”며 강행하고 있는 일본 정치 지도자들의 야스쿠니(靖國) 참배는 상징적인 예이다.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한국과 중국이 이들의 ‘마음의 문제’와 ‘전몰자 참배’에 대해 비판한 적이 한번도 없다는 점이다.

일국의 총리와 관방장관이 A급 전범을 합사하고, 과거의 침략전쟁을 합리화하는 야스쿠니를 참배하면서도 입으로는 ‘반성’과 ‘사죄’‘관계 개선’ 을 말하는 이중성을 지적하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히로시마의 평화 메시지가 가해자의 피해만을 부각시키는 주장이라고 오해 받을 수 있다.

히로시마 ‘원폭의 날’이 인류에게 주는 교훈을 올바로 전파하기 위해서는 먼저 “일본 침략 전쟁의 참혹한 역사를 일본의 어린 학생들에게 알려 다시는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하는 것이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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