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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공기업 M&A 규제' 치고받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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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공기업 M&A 규제' 치고받고

입력
2006.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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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유기업의 인수ㆍ합병(M&A)을 놓고 미국 등 서방자본과 중국의 한판 승부가 진행되고 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산하 연구부서는 3일 외국기업의 중국 국유기업 M&A를 규제할 정부 차원의 기구를 신설하는 것을 골자로 한 규제 방안의 마련을 중국 정부에 촉구했다고 중국 언론들이 4일 보도했다.

NDRC 연구부서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 정부로서는 산업 안전과 국가 안보가 위태로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전략적인 지위를 차지하는 국유기업이 외국 기업에 흡수되는 상황을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신설되는 담당 규제 부서는 외국 기업들의 국유기업 M&A 상황을 철저히 파악하고 합병을 통한 외자도입이 어떤 영향을 나타내는지를 분석ㆍ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최근 프랭크 래빈 미 상무부 차관이 “중국이 인수합병 시장을 규제하는 것은 세계무역기구(WTO)의 시장 개방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경고한 이후 나왔다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다.

미국과 중국의 대립 배경에는 중국 건설기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쉬공(徐工)기계에 대한 미 칼라일 그룹의 인수 작업이 숨어있다.

미 칼라일 그룹은 지난해 10월 국유기업인 쉬공의 지분 85%를 3억 7,500만달러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지만 이후 전략기업의 인수 합병은 국가안보를 해칠 수 있다는 중국 여론으로 인해 중국 정부의 계약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간 중국 당국은 엄청난 부실 채무를 지고 있는 국유기업을 외국기업과 합병해 정상적인 기업으로 전환하는 정책을 펴왔으나 쉬공 문제를 계기로 입장을 선회중이다. 이에 따라 쉬공 인수합병은 물 건너 갔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미국은 최근 중국정부의 계약 승인 불허가 WTO 규정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래빈 차관까지 나서 총공세를 펴고 있다. 미국의 공세가 만만치 않자 중국 정부는 지난달말 관련부처 회의를 열어 쉬공 인수에 따른 문제 등을 검토했고, 이후 칼라일 그룹의 쉬공 인수가 완전히 물건너간 것은 아니라는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쉬공의 인수 합병 문제가 어떻게 종결되든 이번 일을 계기로 중국 당국은 전략적 국유기업 매각에 신중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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