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브로커 김홍수(58ㆍ구속)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고등법원 J부장판사가 4일 오후 사표를 제출했다. 이용훈 대법원장은 15분만에 전격적으로 사표를 수리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J부장판사가 이날 검찰 조사를 받은 후 오후 5시30분께 대법원 윤리감사실을 통해 사표를 제출했다”며 “법원행정처 인사실 보고를 받은 이 대법원장은 15분만인 오후 5시45분께 사표를 수리했다”고 말했다.
J부장판사는 사직서에 ‘일신상의 이유로 사표를 제출한다’고만 밝혔다고 대법원은 전했다.
J부장판사는 이날 소환을 포함해 7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으나 김씨와의 돈거래 성격에 대해서는 “대가성이 없었다”며 혐의를 적극 부인해왔다. J부장판사는 자신에 대한 검찰의 사법처리가 임박해오자 사법부에 더 이상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검찰의 브로커 김씨 사건 수사가 진행되자 서울고법 부장판사였던 J씨를 최근 사법연수원으로 발령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김현웅)는 현직 법관인 J부장판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 청구 방안을 놓고 막판 고심을 하고 있다.
검찰은 김씨로부터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은 J부장판사가 양평 TPC 골프장 사업권을 둘러싼 민사소송을 비롯, 김씨에게서 청탁받은 5건의 사건에 대해 유리한 판결이 나도록 동료 법조인들에게 부탁했다는 혐의를 두고 있다. 해당 사건은 모두 김씨가 원하는 대로 성사됐다.
검찰은 또 J부장판사의 부인이 2003년께 김씨로부터 100만∼200만원을 받았다고 진술한 것과 관련, 법원에서 기각한 부인의 계좌추적 영장을 재청구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검찰은 다음주 초 J부장판사를 포함, 김씨로부터 1,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전직 서울중앙지검 검사 K씨, 3,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된 현직 총경 M씨의 사법처리 수위를 결정할 계획이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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