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럼즈펠드 곤욕 '청문회 동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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럼즈펠드 곤욕 '청문회 동네북'

입력
2006.08.04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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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이 3일 마지못해 참석한 미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호된 곤욕을 치렀다. 미 장성들이 이라크에서의 내전 발발 가능성을 인정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기다렸다는 듯 이라크전 실패와 럼스펠드 장관의 리더십 결여에 대해 거센 공세를 펼쳤다. 특히 민주당 차기 대선주자 반열에 올라있는 힐러리 클린턴(뉴욕) 의원은 청문회가 끝나자 마자 명시적으로 럼스펠드 장관의 사임을 요구하는 등 대립각을 세웠다.

이날 청문회에서 존 아비자이드 중부군 사령관은 의원들의 추궁이 이어지자 “이라크, 특히 바그다드에서 종파간 유혈충돌은 그 어느 때 보다 심각한 상황”이라며 “이것을 중단시키지 못하면 이라크는 내전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피터 페이스 합참의장도 “현재의 상황이 내전으로 이행될 것이라는 전망을 할 수 있다”며 내전 비화 가능성을 인정했다.

그러자 클린턴 의원은 이라크전 전황을 오판했다며 럼스펠드 장관을 거칠게 몰아붙였고 럼스펠드 장관이 이에 맞대응하는 과정에서 한바탕 설전이 이어졌다. 클린턴 의원은 럼스펠드 장관에게 “저항세력의 힘, 종파간 폭력 양상, 이란 영향력의 확산 등을 과소평가했다”면서 “그런 리더십 때문에 이라크전을 이 지경에까지 빠트린 수많은 정책적 실수들이 저질러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럼즈펠드 장관은 “그것은 사실이 아니며 나는 장밋빛 그림을 그린 적이 없다”면서 “내가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던 경우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그러나 공화당의 존 매케인 의원이 페이스 합참의장 등에게 “1년전에 종파간 분쟁이 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는가”라고 질문해 “예상치 못했다”는 답변을 받아내면서 럼스펠드 장관은 사면초가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윌리엄 패티 이라크 주재 영국대사도 이날 “이라크에서의 내전 가능성은 아주 높다”고 전망했다.

클린턴 의원은 급기야 청문회가 끝난 뒤 럼스펠드 장관의 사임을 직접 요구함으로써 공세수위를 최고조로 끌어 올렸다. 클린턴 의원은 “우리는 많은 한가한 얘기들과 장밋빛 시나리오를 들었지만 당신은 실패한 정책을 주도했다”고 말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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