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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일 양국 후손들 400년만의 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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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일 양국 후손들 400년만의 화해

입력
2006.08.04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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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7년 정유재란 당시 격전지였던 전남 진도에서 400년 전 적군으로 맞섰던 한ㆍ일 양국 후손들이 만난다. 명량해전에서 전사한 일본 수군들의 후손이 선조들의 시신을 수습해준 진도 주민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자리이다.

진도군은 4일 일본 수군의 후손 20여명이 자신의 선조들이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왜덕산(倭德山)을 15일 단체로 방문하고 지역 주민들과 만난다고 밝혔다. 당시 진도 주민들은 울돌목의 거센 물살에 대분분 수장됐던 일본 수군 시신 100여구가 떠밀려오자 진도 고군면 내동리에 있는 마을 언덕에 묘지를 만들고 장사를 지냈다. 왜덕산이라는 지명은 일본군에게 덕을 베풀었다는 뜻이다.

이 같은 사실은 진도 향토사학자인 박주언(61)씨가 내동리 주민 이기수(80) 씨의 증언을 듣고 2004년 ‘진도 사람들’이라는 잡지에 기고하면서 알려졌다. 이후 5월 일본 히로시마 수도대학 히구마 교수가 진도를 방문했다가 박씨로부터 왜덕산의 존재를 알게 됐고 방문을 주선했다.

방문단은 일본 시코쿠(四國) 지역 출신으로 정유재란에 참전해 전사한 구루시마 미치후사(來島道總) 장군 현창보존회 임원과 학생들로 구성돼 있다. 구루시마 장군은 왜선 400여 척을 지휘한 6명의 장군 중 1명으로 2,500여명의 병사들과 함께 명량 해역에서 사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왜덕산 공동묘지는 개간 과정에서 일부가 멸실됐으나 묘 50여기가 남아있다. 박씨는 “왜덕산 공동묘지는 국가간의 전쟁 와중에서도 인간에 대한 애정을 보여준 우리 민족의 도덕성을 상징하는 증거”라고 말했다.

진도=박경우 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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