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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 빅리그 데뷔 첫 만루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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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 빅리그 데뷔 첫 만루포

입력
2006.08.04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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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이 투ㆍ타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팀 승리의 일등공신 노릇을 했다.

좌타자 추신수(24ㆍ클리블랜드)는 2003년 월드시리즈 MVP에 빛나는 정상급 투수 조시 베켓(보스턴)으로부터 빅리그 데뷔 첫 만루 홈런을 뽑아냈고, ‘나이스 가이’ 서재응(29ㆍ탬파베이)은 올 시즌 최고 승률 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를 상대로 1실점 호투를 펼쳤다.

추신수는 4일(이하 한국시간) 보스턴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방문 경기에서 6회 호쾌한 역전 그랜드슬램을 작렬 시키며 팀의 7-6 승리를 이끌었다. 3-3 동점인 1사 만루에서 3번째 타석에 들어선 추신수는 올 시즌 13승을 기록 중인 조시 베켓의 97마일(156km)짜리 초구 직구를 그대로 잡아 당겨 펜웨이 파크에서 가장 깊은 가운데 담장 너머로 타구를 쏘아 올렸다. 비거리는 약 130m.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한 추신수가 베이스를 여유 있게 돌고 홈으로 개선하자 팀 동료들은 추신수의 헬멧을 두들기며 아낌없는 축하를 보냈다.

클리블랜드 이적 후 첫 경기인 지난달 29일 ‘친정’ 시애틀전에서 빅리그 데뷔 홈런을 결승 솔로포로 장식한 추신수는 올 시즌 홈런 2개를 모두 결승타로 연결시키는 해결사의 면모를 과시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남은 시즌 동안 주전 경쟁에서도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

한국인 빅리거가 만루 홈런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2번째. 최근 보스턴에서 방출 대기 조치를 당한 좌타자 최희섭(27)은 LA 다저스 시절인 지난해 4월30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 경기에서 5회 제이슨 제닝스로부터 그랜드 슬램을 때려낸 바 있다. 2회 유격수 땅볼, 5회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난 추신수는 8회 마지막 타석에선 삼진을 당하며 이날 4타수 1안타 4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처음으로 2할이 됐고, 클리블랜드 이적 후 성적은 타율 2할8푼6리(14타수 4안타)에 2홈런 5타점.

추신수는 경기 후 “스트라이크를 먹기 전에 초구부터 공격적으로 나갔다”고 데뷔 첫 만루 홈런의 소감을 밝혔고, 클리블랜드 에릭 웨지 감독도 “오늘 바람이 많이 불었는데 추신수가 그걸 이겨내고 잘 쳤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추신수의 만루 홈런 덕에 선발 투수 제이크 웨스트브룩은 8이닝 동안 올 시즌 빅리그 최다인 15안타(6실점)의 뭇매를 얻어 맞고도 승리투수가 되는 진기록을 세웠다. 이는 몬트리올 엑스포스의 존 돕슨이 1988년 7월4일 애틀랜타전에서 15안타를 맞고 승리 투수가 된 이후 18년 만이다.

한편 같은 시간 디트로이트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한 서재응은 눈부신 호투를 펼치고 아웃 카운트 한 개가 모자라 아쉽게 시즌 4승 달성에 실패했다. 그러나 탬파베이는 6과3분의2이닝 동안 솔로 홈런 한 방을 허용하며 1실점에 그친 서재응의 역투를 발판 삼아 2-1의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승택 기자 l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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