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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이즈미, 야스쿠니 참배하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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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이즈미, 야스쿠니 참배하지 말아야

입력
2006.08.04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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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9월 퇴임 전에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할 뜻을 굳혔다는 소식이다. 그는 2001년 4월 총리 취임 이후 한중 양국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해 왔지만, 올해의 참배 강행 파문은 어느 때보다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조금씩 풀리고 있는 중일 관계를 다시 뒤트는 것은 물론, 나날이 꼬여가는 한일 양국 관계를 더욱 답답하게 틀어막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 미사일 시험 발사로 동북아 정세의 불안정이 두드러진 마당에 야스쿠니 문제가 다시 한중일 3국의 안정적 관계를 흔들리란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가 참배를 강행하리란 예상의 근거는 뚜렷하다. 우선 총리 취임 직후부터 펴 온 주장에서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개인적으로 평화와 반전(反戰)을 다짐하기 위한 참배인 만큼 아무런 거리낌이 없다거나, 주변국의 반발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주장이 지금까지 거듭되고 있다.

또 '괴짜'라고 불릴 정도로 두드러진 개성을 가진 그가 외교적으로 민감한 시기가 다 지나간 임기 막바지에 굳이 주변국에 화해의 손짓을 보낼 가능성은 극히 낮다. 오히려 정치 전면에서 퇴장하는 마지막 무대에서 최대한의 몸짓으로 강한 인상을 남기려고 할 수 있어, 총리 취임 후 한 번도 하지 않은 '8ㆍ15 참배'를 강행할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우리는 오랜 총리 생활을 마감하는 그가 퇴임을 앞둔 지도자가 갖게 마련인 넓은 안목으로 이 문제를 되짚어 보고, 한중 양국과의 관계와 동북아 정세를 고려해 야스쿠니 참배를 전격 중단하는, 진정한 '괴짜'다운 모습을 보여 줄 것을 촉구한다. 차기 총리에 오를 게 확실한 아베 신조 관방장관이 예년의 '8ㆍ15 참배'를 포기하고, 4월에 일찌감치 참배한 것은 명백히 외교적 고려의 결과이다.

역대 3위의 장수 총리라면 최소한 그 정도의 사려는 보여야 한다. 한일 관계의 먼 장래를 위해서도 그렇지만, 일본 스스로를 위한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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