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뱀에 물린 회장님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부장 차동언)는 4일 투자회사 회장에게 유흥주점 여종업원을 소개시켜 준 뒤 회장 비서실장에게 관련 사실을 폭로할 것처럼 협박해 돈을 뜯어낸 혐의로 홍모(38)씨를 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홍씨는 증권가에서 고수익을 올리는 투자가로 잘 알려진 K투자회사 회장 A씨에게 젊은 술집 여성을 소개했다.

이후 홍씨는 2003년 10월 무렵 A씨의 비서실장 B씨에게 “회장님과 만나는 여성의 애인이 나를 고소하겠다고 한다”면서 합의가 되지 않으면 관련 사실을 수사기관이나 언론에 알릴 것처럼 겁을 줘 6,500만원을 받아냈다.

홍씨는 3월과 4월에도 B씨에게 “그 여성 애인의 고소로 교도소에서 6개월을 살다 나왔다. 재기할 수 있도록 돈을 달라”고 해 6,300만원을 갈취했고, 지난달엔 “기소 중지돼 일본에서 도피 생활을 하다 한국으로 돌아와야 하는데 정식 입국할 수 없으니 도와달라”는 이메일을 보내 800만원을 요구했다. 검찰은 “A씨에게 소개한 여성의 애인이 없는데도 홍씨가 가공의 인물을 만든 뒤 협박을 일삼았다”고 밝혔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