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등 정보기술(IT) 제품에 다이어트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업체마다 IT제품의 초슬림화 경향에 맞춰 더 얇고, 가벼운 제품을 만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1㎝ 및 100g에 못 미치는 휴대폰과 디지털 카메라,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수신기, MP3가 잇따라 출시되면서 초슬림화 열풍이 불고 있다. 이달 중순 선보일 예정인 삼성전자의 막대형 ‘울트라 에디션 6.9’는 두께가 6.9㎜에 불과해 세계에서 가장 얇은 휴대폰이 될 전망이다. 내달 중 판매될 삼성전자 ‘울트라 에디션 9.9’도 폴더형으로는 처음으로 1㎝ 벽을 뚫은 두께 9.9㎜ 휴대폰이다.
소니코리아의 ‘DSC-T7’은 명함집보다 얇은 9.8㎜ 두께의 디지털 카메라다. 510만 화소와 광학 3배 줌 기능을 갖춘 이 제품은 플래시를 내장하고도 1㎝를 넘지 않아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제품은 디지털 카메라의 슬림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MP3 플레이어는 슬림화 열풍이 가장 거센 곳이다. 지난해 애플이 6.9㎜ 두께의 ‘아이팟 나노’를 내놓으며 시작된 슬림화 경쟁은 최근 현원이 7㎜ 두께의 ‘울트라슬림2’를 출시하며 더욱 치열해졌다. 이 제품은 얇은 두께에도 불구하고 1.5인치 컬러 화면표시기와 FM라디오까지 갖춰 애플의 ‘아이팟 나노’를 위협하고 있다.
DMB 수신기도 최근 1㎝ 벽을 뚫었다. 큐리오전자가 지난달 말 내놓은 ‘QT-9’은 두께가 9.8㎜에 불과하다. 두께는 얇아도 한 번 충전으로 3시간을 너끈히 볼 수 있다.
두께만 얇아진 것이 아니다. 최근 휴대폰들은 슬림화와 더불어 무게 100g 이하의 초경량화가 함께 진행되고 있다. 66g에 불과한 삼성전자의 ‘울트라 에디션 6.9’를 비롯해 ‘울트라 에디션 9.9’(91.5g), ‘울트라 에디션 12.9’(89g), LG전자의 ‘초콜릿폰’(83g), 팬택의 ‘초슬림슬라이드폰’(88g) 등은 모두 100g을 넘지 않는다.
이처럼 슬림과 경량화를 실현할 수 있는 비결은 부품 및 소재에 달렸다. 삼성전자는 무게와 두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SSMT(Smart Surface Mounting Technology) 기술을 독자 개발, ‘울트라 에디션’ 휴대폰 시리즈에 적용했다. 이 기술은 부품의 집적화를 통해 부품수를 줄이고, 부품 배치 간격을 좁혀도 신호 간섭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기술이다. 소니도 플래시까지 내장할 수 있는 부품 집적화를 통해 평균 두께가 2㎝에 불과한 ‘T’시리즈로 디지털 카메라의 슬림 신화를 이룩했다.
슬림화가 진행되면 반드시 동반되는 기술이 내구성 강한 소재 개발이다. 얇은 만큼 떨어뜨려도 고장나지 않도록 충격에 견디는 힘이 강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울트라 에디션 휴대폰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광섬유 강화 플라스틱과 가벼운 금속인 마그네슘을 사용했다. 아울러 무게가 덜 나가는 배터리를 사용해 무게를 가볍게 했다. 소니는 T시리즈에 가볍고 강한 알루미늄을 몸체 소재로 사용했다.
소니코리아 관계자는 “슬림화는 IT제품 디자인의 세계적인 추세”라며 “얇고 가벼울수록 고급스런 느낌을 주고 휴대하기 편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휴대폰 분야에서도 6.9㎜ 두께가 끝이 아니다”며 “부품과 소재 개발을 통해 더 얇고 가벼운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