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8조원 대의 사상최대 순익을 거둔 시중은행들의 이익 증가요인은 대부분 대손충당금 적립액 감소 같은 일회성 이익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내 최대은행인 국민은행이 올 상반기 대손충당금을 쌓기 전 거둔 이익(충전이익)은 2조1,764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2조1,421억원)에 비해 1.6% 증가하는데 그친 반면 충당금을 쌓고 난 뒤의 최종 순익은 8,900억원에서 1조5,800억원으로 77.5% 급증했다.
상품판매나 투자 등 영업을 통해 얻은 이익은 1%대 증가에 그쳤지만 충당금이 9,050억원에서 2,593억원으로 71.3%나 감소한 덕에 순익 규모가 대폭 늘어난 것이다. 은행측은 “가계 대출의 연체율이 크게 낮아진 덕”이라고 설명했다.
사정은 다른 은행도 비슷해서 신한금융지주의 상반기 순익(1조721억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9% 늘었으나 충전이익은 15.9% 증가에 머물렀다. 역시 LG카드 정상화 등으로 충당금 적립액을 4,380억원에서 2,682억원으로 40% 가까이 줄인 탓이 컸다. 순익 규모(9,284억원)를 지난해 상반기(6,459억원)보다 43.7% 늘린 외환은행도 현대건설, 하이닉스 등 관리기업의 주식매각 등 특별이익으로만 5,610억원을 벌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기록적인 흑자 행진은 외환위기 이후 대규모 충당금을 쌓게 했던 부실기업들이 살아나면서 충당금 부담 등이 크게 줄어든 탓”이라며 “내년 이후 ‘충당금 효과’가 사라지면 순익 규모는 다시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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