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광을 하나님께 올립니다. (앞으로) 삶으로써 보여드리겠습니다.”
3일 제50회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최고의 영예인 미스코리아 진에 뽑힌 이하늬(23ㆍ서울 진ㆍ서울대 국악과 석사과정)양의 소감은 짧지만 당찼다. 그는 발표 직후 “부모님께 한마디 해달라”는 질문이 쏟아지자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한 채 “사랑합니다”라고 답했다.
이양은 명문 서울대 학벌과 화려한 집안 내력 때문에 서울 진으로 뽑혔을 때부터 화제를 모았다. 이양의 아버지는 국내 주요 정보를 총괄하는 이상업(59) 국정원 2차장, 어머니는 주요 무형문화재 23호 가야금산조 및 병창 보유자인 문재숙(53) 이화여대 한국음악과 교수다.
또 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원은 이양의 외삼촌이다. 언니 이슬기(25)씨도 현재 KBS 국악관현악단에서 가야금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자신의 집안과 이력 때문에 속앓이도 했다. 그는 “가족 얘기가 알려지면서부턴 한숨도 못 잤다. 외부압력이 있다는 모함도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달려라 하늬’란 별명이 말해주듯 이양은 금세 훌훌 털고 일어났다. 그의 매력은 볼의 보조개가 돋보이는 미소와 씩씩한 몸짓에서 뿜어져 나오는 건강미다. 긴장한 탓인지 대회 중엔 말을 아끼던 이양은 일단 말문이 터지자 거침없는 말솜씨를 자랑했다. 그는 “어휴, 말도 마세요. 입이 다 얼얼한 지경이에요. 잘 해낼 수 있을까 걱정도 들었지만 오기가 생겨 더 열심히 했어요”라며 넉넉한 웃음을 쏟아냈다.
이양은 큰 키와 서구적인 외모 때문에 다소 쌀쌀하다는 평가도 받았지만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고 믿는 영락없는 한국 처녀다. 자신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4세 때부터 배우기 시작한 판소리 춘향가의 한 자락을 멋스럽게 뽑을 정도다.
미스코리아 출전을 결정한 것도 한국의 전통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리고 싶다는 욕심 때문이다. 그는 “전통문화는 외부세계와 소통을 통해서만 그 가치가 더욱 빛을 발하는 만큼 한국 문화의 알림이 역할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이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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