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아자동차가 차별화의 가속패달을 밟고 있다. '디자인 독립'을 위해 독일 출신 일류 디자이너를 영입한데 이어, 판매전략도 형님 회사인 현대차와 정반대로 세우는 등 본격적 독자노선을 걷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이 달부터 현대차가 신차 구매고객에 대한 할인혜택을 줄인 것과는 대조적으로 기아차는 할인 규모를 오히려 대폭 확대했다.
기아차는 지난달 파업으로 떨어진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 달 중 프라이드, 뉴쎄라토, 로체, 뉴카렌스를 구입할 경우 정상 가격보다 10만~30만원을 깎아 주기로 했다.
또 경유값 인상으로 판매가 주춤하고 있는 프라이드, 뉴쎄라토, 로체 디젤에 대해서는 각각 30만원, 40만원, 130만원을 할인 판매키로 했다. 이 회사가 지난달 로체에 대해서만 20만원을 깎아줬던 것을 감안하면, 할인 대상 차종과 규모가 크게 늘어난 셈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국내외 시장에서 현대차에 밀리고 있는 기아차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정의선 사장 주도로 올해 하반기부터 공격적 경영을 펼치고 있다"며 할인혜택 확대배경을 설명했다.
반면 사상 최초로 GM대우에 1위 자리를 내준 현대차는 오히려 할인혜택을 대폭 줄였다. 클릭과 베르나에 대해 지난달에는 20만원을 깎아줬으나, 이 달엔 할인폭이 10만원으로 줄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분야의 주력 차종인 싼타페와 투싼에 대한 할인조건도 지난달보다 엄격해져 7월엔 ▦50만원 할인 ▦30만원 할인+디지털 카메라(정상가격 51만원)의 두 가지 옵션을 선택할 수 있었으나, 이 달에는 50만원 할인 혜택만 받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이례적으로 할인 혜택을 축소한 것과 관련, "지난달 파업 때문에 밀린 대기물량 때문에 굳이 할인혜택을 주지 않아도 판매에 지장이 없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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