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술을 사랑 않으면/하늘에 술별 없었으리라/땅이 술을 사랑 않으면/땅에 술샘 없었으리라/하늘과 땅이 술을 한결같이 사랑하니/애주는 하늘에 부끄럽지 않으리…” 이백이 술에 바친 찬미다. 인생에 풍미를 더하는 것으로 술 만한 것이 또 있을까.
휴가길 잠시 들러 볼 수 있는 술박물관으로 안내한다. 대형 ‘술공장’들이 홍보를 목적으로 무료로 운영하고 있는 견학코스다. 술 빚는 과정을 볼 수 있고, 술독에서 방금 꺼낸 새술을 공짜로 맛볼 수도 있다.
# 하이트맥주 홍천공장
물 맑은 강원 홍천 땅에 있는 하이트맥주 홍천공장. 도둔산 자락의 15만 평이 넘는 거대한 공장 부지를 홍천강이 휘감고 흐른다. 단일 맥주 공장으로는 동양에서 가장 큰 곳이라고.
하이트 공장 견학은 맥주 홍보영화 관람, 맥주 박물관 및 공장 시설 투어, 시음회 등으로 이어진다. 견학 코스는 공장 천장에 설치돼 있다. 통유리를 통해 공장을 내려다 보면서 이동한다. 도우미의 안내를 받으며 맥주 제조 과정을 둘러보는데 약 1시간30분. 하이트 홍천공장은 견학코스를 염두에 두고 공장을 설계했다. 1km 이상의 견학 코스가 제법 긴데도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져 지루하지 않다.
견학 코스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맥주 시음. 시원한 통유리로 유유히 흐르는 홍천강을 내려다보는 경치 좋은 곳에 시음장이 마련됐다. 공장에서 갓나온 시원한 생맥주 맛이 기가 막히다. 간단한 마른 안주가 곁들여지는데, 무료 시음 시간은 20분으로 제한돼 있다.
가족단위 방문객은 예약 없이 방문해 견학 시간에 맞춰 입장할 수 있다. 35명 이상의 단체 방문객에게는 왕복 리무진 버스가 무료로 제공된다. 서울에서 출발해 맥주 공장에서 생맥주를 마시고 인근 관광지를 거쳐 되돌아가는 하루짜리 공짜 여행이 가능한 셈이다. (033)430-8250 www.hite.com
# 오비맥주 청원공장
오비맥주 공장은 광주와 경기 이천, 충북 청원에 있다. 이중 카스 맥주를 생산하고 있는 청원공장이 나들이겸 견학에 적당하다. 영상관에서는 하이비전을 통해 맥주의 세계를 안내하고, 전시관에는 맥주의 발달과정을 볼 수 있는 맥주 관련 기기들과 세계의 맥주들이 전시돼 있다. 원료관과 중앙제어장치, 양조공정, 제품공정 등을 둘러본 후 224석의 널찍한 시음장에서 신선한 카스 맥주를 즐길 수 있다. 견학 소요시간은 1시간 반 가량. 단체 예약의 경우 2주 전에 예약해야 한다. (043)279-4764,5
# 영동 와인코리아
충북 영동의 여름에는 알알이 포도가 익어간다. 포도의 고장 영동에 한국의 포도로 한국의 포도주를 만드는 와인제조업체 와인코리아가 있다. 순수 우리 기술로 ‘샤또마니’라는 브랜드의 토종 와인을 만드는 곳이다. 이곳을 방문하면 전시실에서 와인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들은 뒤 와인을 시음할 수 있다.
공장에서는 수확한 포도를 분쇄하고 발효시키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 공장에서 차로 몇 분 떨어진 곳에 와인 저장고가 있다. 와인을 숙성시키는 곳으로 일제 때 탄약 저장고로 사용하기 위해 만든 인공 토굴이다. 동굴에 들어찬 수백 개의 대형 오크통들이 장관이다. (043)744-3111
# 포천 배상면주가 산사원
경기 포천 백운계곡 인근에는 배상면주가에서 운영하는 전통 술박물관 ‘산사원’이 있다. 2층에는 우리 술의 역사 자료를 전시한 산사원 박물관, 술이 익어가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는 산사원 와이너리, 직접 전통 술을 빚어볼 수 있는 실습장소 가양주 교실이 있다.
1층에는 빚은 술을 숙성하고 보관하는 산사원셀러가 있고, 배상면주가의 전통술과 술로 빚은 음식을 맛보는 시식코너가 마련돼 있다. 술빵, 술과자, 산사정과, 술젤리, 술무박이 등 술지게미로 빚은 5가지 이색 음식을 맛볼 수 있다. www.soolsool.co.kr (031)531-9300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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