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탤런트 송일국이 드라마 속 주인공의 청년기 연기를 위해 턱수염을 영구제모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인터넷쇼핑몰에서도 제모제품을 찾는 남성들의 비율이 급격히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수염 등 털을 미용을 위해 과감히 밀어버리는 남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초이스 피부과 최광호 원장은 “최근 3년간 남성 제모환자의 증가세가 매년 10%를 웃돌 정도”라며 “그러나 제모 경험이 별로 없는 남성이 섣불리 혼자 털을 제거하려 할 경우 모낭염(피부의 털구멍이 감염돼 생기는 염증), 접촉성 피부염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제모 방법을 제대로 알고 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남성들, "여자가 싫어하면 털 깎겠다"
초이스 피부과가 지난 달 26일부터 한달간 내원 환자 또는 홈페이지를 방문한 남녀 각각 2,000명에게 설문한 결과 남성의 35.9%(718명), 여성의 48%(960명)가 ‘올 여름에는 꼭 제모를 하겠다’고 답했다.
특히 제모를 하겠다고 응답한 남성 중 81%(581명)는 ‘제모의 필요성을 느끼지는 못하지만 여자친구 또는 아내가 원해서’라고 말했다. 실제 여성 중 92%(1,845명)는 털이 많은 남성에 대해 ‘지저분해 보인다’고 말해 부정적 시선을 대변했다. 제모를 하겠다는 여성 중 가장 많은 응답(88%)은 ‘깔끔한 외모를 가꾸기 위해서’였다.
한편 남성은 털을 가장 없애고 싶은 부위를 얼굴(이마, 뺨, 턱수염, 구레나룻)이 68%(489명)로 제일 많았고, 팔ㆍ다리(18%), 겨드랑이(8%), 가슴(3%) 순이었다. 여성은 팔ㆍ다리(59%) 겨드랑이(30%) 코밑(11%) 비키니라인(10%) 순이었다.
면도, 족집게, 왁싱 등 자가 제모법은 감염 조심
제모를 원하는 사람이 가장 쉽게 시작하는 게 면도다. 별로 고통도 없고 면도기 하나만 있으면 제모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적이다. 그러나 2~3일 후면 털이 자라 다시 깎아야 하고, 날카로운 면도날에 겨드랑이 등 약한 살이 베어 상처가 생길 수도 있다. 특히 세균이 침투하면 모낭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
우선 면도기를 이용할 때는 쉐이빙크림 등을 이용한 뒤 털이 난 방향으로 밀어주면 상처를 줄일 수 있다. 또 면도 후에는 찬 수건을 이용해 피부를 진정시키는 게 좋다.
이와 함께 바닷가 등에 놀러 갈 계획이 있다면 사흘 정도 충분한 시간을 두고 면도를 하는 게 현명하다. 면도를 한 부위의 상처가 감염될 수도 있고, 자외선에 의해 색소침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족집게를 이용한다면 뿌리까지 뽑히기 때문에 비교적 깔끔하게 제모를 할 수 있고, 효과가 면도보다는 좀더 오래 간다. 그러나 뽑을 때 통증이 심하고, 오랜 기간 이 방법을 계속쓰게 되면 피부가 처질 수도 있다. 단, 제모할 부위를 따뜻한 물에 불린 후 제모를 하고 이후 냉찜질을 해준다면 부작용을 조금은 줄일 수 있다.
왁싱은 털이 난 부위에 왁스를 넓게 펴 바른 뒤 한꺼번에 떼어내는 방법이다. 넓은 부위를 한꺼번에 제모할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그러나 피부가 민감한 사람은 알레르기 반응이 있을 수 있고, 고통도 적지 않은 단점이 있다. 왁싱 전에는 보습제를 촘촘히 바르고 충분히 흡수시켜 피부를 촉촉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후 털이 난 방향으로 왁스를 바른 뒤 털이 난 반대 방향으로 떼어내야 한다.
털을 녹여 없애는 제모크림은 통증이 없다는 게 장점이다. 그러나 자극성 피부염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사용권장 시간 이상으로 크림을 바른 채 방치하면 안 된다.
영구제모는 레이저 시술로
레이저를 이용할 경우 영구제모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검은 멜라닌 색소에 반응하는 레이저를 이용해 다른 피부에는 손상을 주지 않은 채 모낭만 제거하게 되므로, 흉터가 남지 않고 단기간에 치료가 가능해 진다. 마취 크림을 바른 뒤 레이저를 쏘게 되므로 통증도 크지 않다.
1회 시술 소요시간은 약 10~30분 내외다. 겨드랑이, 코밑수염, 턱수염 등은 대개 10분, 다리와 팔은 30분 정도 걸린다. 전체적 치료는 한달 간격으로 3~6회 정도이며, 80% 이상 영구제모가 가능하다. 시술 후에 샤워나 수영도 할 수 있는 등 일상 생활에 큰 지장을 받지 않는다.
반복 시술이 필요한 이유는 레이저 제모시 생장기 털만 제거되고, 퇴행기와 휴지기에 있는 털은 파괴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퇴행기에 있던 털들이 재생장을 할 때 다시 레이저를 쏘여줘야 영구제모가 된다. 이런 이유로 털이 생성되는 사춘기의 청소년에게는 레이저 제모가 별 효과가 없다.
또 레이저는 멜라닌 색소에 반응하게 되므로 검은 피부나, 선탠을 한 직후에는 피부가 더 검어질 수 있어 피해야 한다.
▲ 수염 제대로 깎기
1. 모공 넓혀주기
깨끗하게 세안한 후 스팀타월을 얼굴에 1분 정도 덮어 모공을 넓혀준다. 수염이 훨씬 부드럽게 깎이는 장점이 있다.
2. 면도 크림이나 젤 바르기
수분 증발을 막고 피부와 면도날 사이의 마찰을 줄여준다.
3. 위에서 아래로 깎기
수염은 머리카락보다 뻣뻣하고 굵기 때문에 모근과 같은 방향대로 깎아야 한다. 뺨, 구레나룻 부분부터 털 방향에 따라 위에서 아래쪽으로 천천히 당기듯 면도를 한다.
4. 스킨 로션 발라주기
면도 후 피부 각질층이 제거되기에 그대로 두면 피부가 거칠어지고 세균감염으로 인한 모낭염 등도 생길 수 있다. 알코올 성분이 있는 애프터쉐이브 스킨으로 면도 부위를 소독해 주고, 로션을 발라준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대한피부과개원의협회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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