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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혁명 주역 '적과의 동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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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혁명 주역 '적과의 동침'

입력
2006.08.03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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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 혁명’의 주역 빅토르 유시첸코 우크라이나의 대통령이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적과의 동침’을 택했다.

유시첸코 대통령은 3일 TV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통합을 위해 지역당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당수를 총리로 임명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야누코비치는 유시첸코 대통령과는 숙명의 정치적 라이벌로, 2004년 대선에서 당시 유시첸코 후보와 3차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했다. 특히 북대서양기구(NATO) 가입과 시장경제 체제로의 전환 등 친 서방 정책을 표방한 유시첸코와 러시아와 정통적인 우호관계를 강조한 야누코비치는 대선 이후에도 사사건건 대립해왔다.

유시첸코가 정적인 야누고비치를 총리로 임명한 것은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유시첸코는 ‘우리 우크라이나당’이 3월 총선에서 3당으로 전락하자 오렌지혁명의 동지였던 율리아 티모센코가 이끄는 ‘티모센코 블록’, 사회당 등과 ‘오렌지 연정’을 구성해 1당으로 부상한 야누코비치의 지역당을 견제해 왔다 하지만 6월 사회당이 의회 의장자리를 보장한 지역당으로 돌아서 연정이 붕괴하고, 공산당까지 지역당에 가세하며 정치적 불안이 커졌다.

유시첸코는 의회해산이라는 초강수를 던지려 했지만 의회 과반수를 넘기기 힘들다는 현실론에 부딪혔다. 결국 최대 정적인 야누코비치에게 총리 자리를 넘겨주는 대신 친 서방 정책을 지지하도록하는 전략적 선택을 했다. 유시첸코는 연설에서 “NATO 가입과 시장경제 체제로의 전환 정책 등에 대해 야누코비치가 반대하지 않는다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시첸코의 이 같은 정책이 관철될 지는 미지수다. 우크라이나 동부의 러시아어권 지역을 정치적 기반으로 하는 야누코비치가 친 러시아정책을 고집하고 있는데다 현실적으로 국가에너지의 80%를 의존하고 있는 러시아와 협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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