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이면 수학능력 시험(11월 16일)이 100일 앞으로 다가온다. 고3 수험생들은 인생을 좌우할 수 있는 시험이 코앞에 다가옴에 따라 이때를 계기로 몸과 마음을 새롭게 다잡아 공부에 매달리게 된다. 그러나 한여름 무더위를 견뎌야 하고, 환절기를 지나 11월까지 극도의 긴장과 집중력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체력 소모도 만만치 않다.
의사들은 “균형잡힌 식사를 하고, 적어도 5시간 이상의 수면은 취해주고, 규칙적인 운동 스트레칭을 해준다면 남은 100일을 무사히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D-100일 집중력 둔화, 초조 긴장
일반적으로 고3 수험생은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의학 검사상으로는 이상이 없으면서도 여러 가지 이상 증세를 호소하게 된다.
경희의료원 수험생 클리닉의 조사에 따르면 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상은 머리가 맑지 못하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이어 불안, 초조, 긴장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고, 항상 피로하고 숙면을 이루지 못하는 증상도 적지 않다.
특히 스트레스는 직접적인 신체이상 증세를 유발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게 소화불량, 변비, 십이지장궤양, 과민성대장증후군 등이다. 여학생의 경우에는 생리불순이 종종 나타나기도 한다. 따라서 이런 증상들이 나타난다면 미리미리 조절해야 수능 시험 당일 최상의 컨디션으로 시험에 임할 수 있다.
과식은 금물, 균형잡힌 식사 중요
일부 학부모들은 수험생이 공부하는데 에너지 소비가 많은 만큼 무조건 잘 먹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험생들 역시 과식, 잦은 간식으로 수험 스트레스를 풀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공부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폭식 및 과식을 하게 되면 식후에 졸음이 쏟아지고, 집중력도 떨어지게 된다. 음식물을 소화시키기 위해 일시적으로 피가 위장에 모이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뇌로 가는 혈류량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운동량이 부족한 수험생들은 소화불량, 위염, 궤양 등이 생길 수도 있다.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균형잡힌 식사다.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적절히 섭취해주는 게 좋다. 지방은 피로와 졸음을 유발하게 되므로 가급적 피해야 한다. 전반적으로는 고칼로리, 고지방, 저탄수화물 음식이 좋지 않다. 또 인스턴트 음식과 청량음료는 두뇌 활동을 둔하게 하므로 피하고 대신, 우유, 유산음료, 과일, 채소 등을 먹어주는 게 좋다.
하루 5시간 이하로 자면 두뇌활동 둔해져
수면 부족은 육체 피로를 불러온다. 대게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고 종종 두통, 근육통까지 생기게 되므로 적당히 자야 낮 시간 공부에 도움이 된다. 충분한 수면은 집중력과 판단력, 기억력을 유지시켜 주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5시간 자면 떨어지고 4시간 자면 합격한다고 해서 ‘4당5락’이라는 말도 있었다. 그러나 의학적으로는 5시간 이상 꼭 자야 한다고 의사들은 충고한다. 이보다 적게 자면 두뇌 기능이 떨어지고 우울증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꼭 밤에만 잠을 자야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마다 생체시계가 다르므로 저녁에 잠이 많은 사람은 일찍 잤다가 새벽에 일어나 공부를 하고, 밤잠이 없는 사람은 늦게까지 공부를 하다가 새벽에 자는 것도 나쁘지 않다. 또 점심 식사 후 20~30분 정도의 낮잠은 집중력을 높이고 밤 숙면을 돕기도 한다.
잠을 푹 자기 위해서는 자기 전에 따뜻한 우유 마시기, 샤워, 따뜻한 물로 손씻기 등이 도움이 된다. 물론 커피, 콜라 등은 숙면에 방해가 된다.
가벼운 운동으로 스트레스 해소
경희의료원의 조사에 따르면 수험생의 50%가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장시간 책상에 앉아있는 수험생들은 규칙적으로 가벼운 운동을 해주는 게 좋다. 혈액순환을 원활히 해줘 정신을 맑게 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는 체력 유지에 좋고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효과도 있다. 달리기, 줄넘기, 체조, 계단오르내리기, 수영 등의 유산소 운동을 약 30분 정도씩 해주는 게 좋다.
만약 정 여유가 없다면 종종 책상에서 일어나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긴장된 목 주위 근육을 중심으로 풀어주고, 허리 스트레칭을 해주면 요통 예방 효과가 있다.
이밖에 여름철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켜 둔 곳에서 공부를 하다보면 감기에 걸리거나 비염, 축농증이 악화될 수 있다. 더욱이 수험생들은 허리를 숙이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번 악화된 축농증은 좀처럼 낫지 않는다. 때문에 냉방을 할 때는 실내외 온도차가 5도를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수시로 환기를 하고 밖에 나가 맑은 공기를 마시는 게 좋다.
도움말=이진용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소아과 교수, 김병성 경희의료원 가정의학과 교수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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