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SBS, 올림픽 중계권 독점계약 파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SBS, 올림픽 중계권 독점계약 파문

입력
2006.08.03 23:58
0 0

SBS가 지상파 3사 공동의 ‘코리아 풀’(Korea Pool)을 통해 주요 국제 스포츠경기의 중계권을 확보해온 관례를 깨고 자회사를 통해 2010년 이후 하ㆍ동계 올림픽 4개 대회의 중계권을 단독으로 따내 파문이 일고 있다. KBS와 MBC는 “코리아 풀 차원의 협상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SBS가 뒷거래를 했다”며 한국방송협회를 통해 강력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3일 SBS에 따르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자회사 SBS인터내셔널(대표 전상렬)이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부터 2016년 하계 올림픽까지 4개 대회의 중계권을 따냈다. 특히 이번 중계권에는 북한 지역도 포함됐으며, 남북 동시 중계권 확보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2일(현지시간)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공지에 따르면 중계권료는 2010ㆍ2012년 3,300만 달러(319억원), 2014ㆍ2016년 3,950만 달러(382억원) 등 총 7,250만 달러(701억원)로, 2002년~2008년 올림픽보다 2배 이상 인상된 가격이다.

SBS인터내셔널이 확보한 중계권은 지상파는 물론, 케이블, 위성TV,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등 모든 방송을 포함하는 ‘올 라이츠’(All Rights) 중계권이다. SBS인터내셔널측은 지상파의 경우 KBS MBC SBS 등 3사 모두에 재판매 하겠다고 밝혔다. 또 2006 독일 월드컵에서 벌어진 3사 중복 중계의 폐해를 줄이고 국민의 채널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중계권 재판매시 순차방송, 즉 3사가 돌아가면서 방송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KBS와 MBC는 “SBS가 자회사를 통한 뒷거래로 신의를 저버렸다”고 반발하고 있다. KBS 관계자는 “4월 IOC 인사가 방한하고 5월에는 3사 담당 국장이 스위스 로잔에서 협상을 하는 등 ‘코리아 풀’ 차원의 중계권 협상이 계속돼 왔다”며 “SBS는 ‘SBS인터내셔널이 본사 몰래 일을 저질렀다’고 변명하지만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주장했다.

실제 IOC도 홈페이지에서 계약 주체를 ‘한국의 민영 지상파 상업 방송 SBS’(SBS, the privately-owned terrestrial commercial broadcaster in South Korea)라고 명시했다. SBS측은 “착오인 것 같다. IOC에 정정을 요청하겠다”고 밝혔지만, IOC가 단어 하나까지 따지는 중계권 계약을 하면서 계약 대상조차 헷갈렸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KBS와 MBC는 SBS측의 단독 플레이로 중계권료가 대폭 인상된 점도 문제로 지적한다. KBS 관계자는 “이번 중계권료는 IOC가 밝힌대로 2002~2008년보다 109% 오른 것임은 물론, IOC측이 이번에 제시한 하한선보다도 엄청나게 높은 액수”라며 “결국 ‘코리아 풀’ 공동 협상을 깨 중계권료를 높이려는 IOC의 전략에 말려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이 홈페이지에서 “이번 협상은 ‘코리아 풀’과의 관계가 끝났음을 의미한다”고 선언하고, 협상을 주도한 IOC 집행이사회 멤버가 “우리는 협상 결과에 대단히 만족한다”고 밝힌 것 등이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지상파 3사는 4일 방송협회에서 긴급회의를 열 예정이다. 그러나 지난해 IB스포츠의 주요 국제경기 중계권 싹쓸이를 계기로 ‘코리아 풀’의 협상력이 크게 떨어졌고, 3사도 월드베이스볼클래식대회(WBC)나 월드컵 중계를 놓고 이전투구를 벌이면서 상호신뢰에 금이 간 점을 감안하면 합의점을 찾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희정 기자 jay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