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독 분단 시절 동독 비밀경찰인 슈타지의 서독 정치인 관련 비밀문서가 2일 처음 공개됐다.
1990년 통일 직후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가져갔다가 2003년에야 독일정부에 반환된 서독 정치인 관련 슈타지 문서인 이른바 ‘자단목(紫檀木) 문서’에는 빌리 브란트 총리 정부 당시 518명의 하원(분데스타크) 의원 중 43명이 슈타지를 위해 활동한 사실이 드러나 있다고 독일 공영 ARD방송이 보도했다.
언론인과 학자에게만 공개된 이 문서에는 제6대 서독 하원 임기(1969~1972년) 중 슈타지 정보원으로 일한 16명에 대한 신상과 활동내역이 들어 있다.
그러나 독일 언론은 자단목 문서에는 슈타지와 직ㆍ간접적으로 관련된 43명의 의원에 대한 정보가 들어 있다고 전했다.
마리안느 비르틀러 슈타지 문서보관소장은 ARD방송과의 회견에서 “슈타지 문서에 언급된 43명의 의원 중 대부분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슈타지에 이용됐다”고 밝혔다.
브란트 총리 정부 당시 슈타지를 위해 활동한 의원 중에는 당시 집권 사민당 원내 의장인 카를 비난트 의원, 기민당의 율리우스 슈타이너 의원, 자민당의 빌리암 보름 의원, 기사당의 레오 바그너 의원 등 여야 정치인이 망라돼 있다.
특히 기민_기사당 연합 소속의 슈타이너와 바그너는 슈타지로부터 각각 5만마르크의 돈을 받았다고 독일 언론은 전했다.
이들 의원은 동독과의 화해협력정책인 ‘동방정책’을 주창한 브란트 총리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부결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베를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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