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3명뿐인 ‘만 30세 이전 400홈런’의 큰 줄거리는 멋지게 완성됐다. 이제 ‘시즌 50홈런’의 각론을 완성해야 한다.
1일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전에서 한ㆍ일 통산 400, 401호 홈런을 몰아친 이승엽(30ㆍ요미우리)의 홈런 퍼레이드의 초점이 시즌 50홈런에 맞춰지고 있다.
이승엽은 이날 9회말 극적인 끝내기 투런 홈런으로 팀 승리를 이끈 뒤 “50홈런은 좀 벅차긴 하지만 45홈런 정도는 쳤으면 좋겠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40홈런, 45홈런의 의미는 무척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단 본인의 목표는 45개에 맞춰진 셈. 하지만 좀체 욕심을 드러내지 않는 이승엽의 신중한 성격을 감안하면 45개는 목표라기 보다는 달성 가능한 최저치로 보는 것이 옳다.
불붙고 있는 이승엽의 홈런 페이스를 고려하면 수치상으론 50개 이상까지 가능하다. 이승엽은 1일까지 95경기에서 33개의 홈런을 쏘아올렸다. 2.88경기당 1개의 홈런을 때린 셈. 요미우리가 남겨 놓은 경기가 꼭 50경기라 17.4개의 홈런을 추가할 수 있다. 계산상으론 50.4개의 홈런이 예상된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50홈런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최근 2년간 센트럴, 퍼시픽 양리그의 홈런왕이 45개 전후에서 결정된 것을 감안하면 50홈런을 쳤을 경우 이변이 없는 한 리그 홈런왕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다. 현재 이승엽의 경쟁자는 한국 프로야구 두산에서 활약했던 우즈(주니치)로 8개 뒤쳐진 25홈런을 기록중이다.
최근 10년간 센트럴리그에서 50홈런 고지를 밟은 선수는 지난 2002년 마쓰이 히데키(50홈런ㆍ현 뉴욕 양키스)가 유일했다. 양리그를 통틀어 시즌 50홈런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일본 프로야구 70년 역사상 13명에 불과하다.
이승엽으로서도 50홈런은 큰 의미가 있다. 지난 99년(54개)과 2003년(56개) 두 차례 50홈런을 돌파하며 왕정치 감독의 55홈런(64년) 기록을 넘어섰지만 일본에선 평가절하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하지만 이승엽의 통산 400호 홈런이 터지자 일본 언론들의 평가도 달라졌다. 스포츠호치 2일자는 ‘한일 통산 400호, 사요나라(굿바이) 401호’라는 제목에 ‘왕정치, A-로드에 이어 세계 3명뿐인 20대 400홈런’이라는 소제목을 붙여 이승엽의 활약상을 1면에 도배하다시피 했다.
도쿄=양정석 통신원 jsyang0615@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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