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조리원서 신생아 11명 집단 발병
여름철 영ㆍ유아(0~6세)들에게서 장염이 빠르게 돌면서 비상이 걸렸다.
서울 강북 A 소아과 병원의 경우 요즘 하루 평균 40여명의 영유아들이 병원을 찾고 있는데 이중 40%가 소아 장염환자다. 이 병원 관계자는 2일"지난달 중순 이후 장염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두 세배 늘었다"며 "다른 해에 비해 유독 많다"고 말했다.
생후 6개월 된 아기와 함께 병원을 찾은 박모(29)씨는 "하루에 예닐곱 번씩 물 같은 설사를 쏟아내고 기운이 없는 듯 잠만 자려 한다"며 "같은 동네에 있는 또래 아기들 사이에서 불과 1주일 사이에 장염이 확 돌면서 모두들 고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서구의 한 산부인과병원 부설 산후조리원에서는 지난달 21일 생후 3~5일 된 신생아 11명이 집단 장염 증세를 보여 치료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강서구청에 따르면 이 병원은 이틀이 지난 후에야 집단 발병 사실을 알고 산모 신생아 직원 등 24명을 검사한 결과 설사를 유발하는 식중독 균과 전염성 바이러스를 검출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집단 발병의 발생 경위를 조사중이다.
한 소아과 전문의는 "장염의 원인이 되는 로타 바이러스는 날씨가 추워지는 가을에 활동이 빨라지고 개체 수가 느는 게 보통"이라며 "2, 3년 전부터 한여름과 한겨울에도 장염이 돌긴 했지만 올 여름은 특히 많은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장마철이 지나고 대장균 등이 늘어난 상태에서 아기들이 손가락을 빨아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어른들로부터 바이러스가 옮겨가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장염은 감염 초기에 감기 증세를 보여 감기와 구별하기 쉽지않는데다 빠른 속도로 퍼지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특히 설사를 오래 하면 탈수가 심해져 급성 신부전이나 뇌에 염증이 생길 우려도 있다. 전문가들은 "장염을 피하기 위해서는 되도록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지 않는 게 현명하다"며 "산후조리원 같은 집단 시설에서는 한 아기를 만진 다음에는 반드시 손을 소독한 뒤 다른 아기를 만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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