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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에 밉보인 유코스, 결국 파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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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에 밉보인 유코스, 결국 파산

입력
2006.08.02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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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러시아 1위의 석유회사이던 유코스가 법원으로부터 최종 파산 선고를 받았다. 서방 언론은 유코스의 몰락이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의 ‘크렘린 자본주의’ 현주소를 보여준다며 파산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모스크바 중재법원은 1일 유코스 채권단이 낸 신청을 받아들여 유코스에 대한 파산을 선고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보도했다. 유코스 변호인단은 유럽연합(EU) 법원에서 러시아 당국의 유코스 체납세금 추징에 대한 합법성 문제가 검토되고 있다면서 선고를 미뤄줄 것을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유코스가 과도한 부채로 인해 회생할 가능성이 없다며 파산 결정을 내렸다. 변호인단은 항소 의사를 밝혔다.

법원 판결에 따라 유코스 채권단과 주주는 앞으로 청산절차를 개시할 예정이다. 유코스의 자산은 러시아 1, 2위의 국영 석유회사인 가즈프롬, 로즈네프트 등에 매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가 시장경제를 도입한 후 가장 크게 성공한 민간기업 유코스가 하루 아침에 몰락한 것은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 전 사장이 2003년 10월 탈세 및 횡령 혐의로 체포된 때부터다. 당시 러시아 최고 부호였던 호도르코프스키는 야당 지원과 함께 대통령 출마 의사를 밝혀 푸틴 정권의 노여움을 샀다.

그가 체포되자 정부는 유코스에 무려 300억달러에 달하는 체납 세금을 독촉하면서 파산으로 몰아갔다. 2004년 12월 유코스의 핵심 자회사인 유간스크네프테가스가 로즈네프트에 매각됐고, 호도르코프스키도 지난해 9월 대법원으로부터 8년형을 선고 받고 시베리아에 있는 치틴스크 감옥에서 복역 중이다.

이 같은 배경 때문에 서방에서는 유코스의 몰락이 푸틴 정권 이후 강화된 ‘러시아식 국가자본주의’의 현주소를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크렘린의 눈 밖에 나면 대기업도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으며, 석유 같은 주요 자원과 관계된 민영 기업을 다시 국영화했다는 점 때문이다.

푸틴 정권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제1부총리와 이고르 셰친 크렘린 행정부실장이 각각 가즈프롬과 로즈네프트의 회장을 겸직토록 하는 등 자원 관련 기업들을 손아귀에 쥐고 있다.

뉴욕타임즈 등은 이 같은 푸틴 정권의 경제 정책을 ‘크렘린 자본주의’라고 부르면서, 과거 소비에트 정부가 경제를 주무르던 때와 큰 차이가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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