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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판타지 '게드전기' 개봉 앞둔 미야자키 고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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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판타지 '게드전기' 개봉 앞둔 미야자키 고로 감독

입력
2006.08.01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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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현재를 균형 있게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의문을 영화를 통해 던져보고 싶었습니다. 한국 관객들도 게드 일행과의 여행을 통해 그 해답을 찾기를 바랍니다.”

애니메이션의 명가 지브리 스튜디오의 신작 ‘게드전기:어스시의 전설’의 미야자키 고로(39) 감독이 영화 개봉을 앞두고 1일 내한했다. 건축 컨설턴트 출신으로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지브리 미술관장을 맡았던 그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1984),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2),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4) 등으로 유명한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아들이다. 애니메이션을 공부한 적 없는 ‘생초짜’ 감독이 지브리 역사상 가장 큰 스케일의 작품을 데뷔작으로 내놓는다는 사실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스즈키 토시오 프로듀서가 저를 감독으로 내세웠을 때 아버지의 반대가 심했습니다. 원작인 어슐러 K. 르 귄의 ‘어스시의 마법사’는 아버지께서 20여년 전부터 탐내던 작품이거든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내 모든 작품은 ‘어스시…’의 영향을 받았다”고 고백할 정도로 애착을 갖고 있는 ‘어스시의 마법사’는 ‘반지의 제왕’, ‘나니아 연대기’와 함께 세계 3대 판타지 문학으로 불리는 명작. 20여년 전 하야오 감독이 영화화를 요청했다가 퇴짜를 맞은 콧대 높은 작품이지만, 영화 포스터로 사용되고 있는 고로 감독의 스케치 한 장이 모든 반대자들을 단번에 설득했다.

“원작 중에 가장 유명한 것은 1권이지만 제가 3권을 중심으로 영화화를 결심한 이유는 작품의 배경이 현대사회와 비슷하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세상이 혼란해지는 원인이 삶의 목적조차 모른 채 살고있는 인간에게 있으며, 그 근원은 인간의 삶과 죽음의 문제에 이른다는 메시지가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테마라고 생각했습니다.”

‘게드전기…’는 용과 인간과 마법사가 공존하는 가상세계 ‘어스시’(earthsea)를 배경으로 대현자 게드와 어린 왕자 아렌의 모험을 그리고 있다. 용이 인간세계에 모습을 드러낸 이후 연이어 기괴한 일이 발생하자 세계의 균형을 깨뜨리는 원인을 찾아내기 위해 어스시의 마법사 게드가 여행을 떠나고, 우연히 만난 아렌과 함께 폐허의 땅 ‘호트 타운’으로 가서 신비한 소녀 테나를 통해 세상의 균형을 찾는 법을 배우게 된다는 게 줄거리.

“영화 속의 어른들은 긍지나 너그러움 등을 잃었고, 아렌과 같은 젊은이들은 불안을 간직한 채 무력감에 빠져있죠. 하지만 영화는 마법사들 역시 인간이며 자연과 함께 하는 일상 속에서 회복과 재생의 기회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죠. 그래서 원작이 판타지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판타지처럼 보이지 않게 그리려고 했습니다.”

바로 이 점이 ‘게드전기…’의 대중적인 성공과 평단의 비평을 가르는 ‘양날의 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영화 ‘반지의 제왕’과 같은 화려한 볼거리를 원하거나 지브리의 전작을 기대했던 관객들에게는 영화의 주제가 다소 무겁고 투박하게 보일 것이고, 원작에 대한 기대가 큰 관객들에게는 소설의 일부만을 차용한 점이 불친절하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야자키 감독은 “대사가 다소 철학적일 지라도 관객들이 영화를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고, 스즈키 프로듀서도 “비평가들의 평론에 대해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며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지난달 29일 일본에서 개봉해 흥행 1위를 달리고 있는 ‘게드전기…’는 10일 국내 개봉한다. 전체.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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