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 혹은 일부가 노출돼 인터넷에 떠다니는 주민등록번호가 최소 90만개에 이르는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특히 공공기관 웹사이트에서조차 개인 주민등록번호가 버젓이 노출될 정도로 개인정보관리가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보통신부는 1일 미국 인터넷 검색사이트인 구글닷컴(google.com)의 데이터베이스(DB)에 남아있는 한국인의 주민등록번호를 조사한 결과 앞자리(생년월일) 노출 80만8,446건, 13자리 전체 노출 9만5,219건 등 총 90만3,665건의 주민등록번호가 부분 또는 전체 공개됐다고 밝혔다. 인터넷에 떠도는 주민등록번호 규모가 정부차원에서 공식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통부의 이번 조사는 정보보호진흥원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1900~1999년 사이 출생한 국민들을 전수조사하는 방식으로 실시됐다. 조사 결과 각급 학교와 공공기관, 기업 등을 포함한 6,337개 웹사이트에서 주민등록번호를 노출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사이트들은 민원처리과정에서 이용자가 웹사이트에 입력한 주민등록번호를 그대로 노출하는 등 개인정보관리를 소홀히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주민등록번호 전체를 노출한 993개 웹사이트 가운데 3분의 1 가량인 334개는 공공기관 웹사이트여서 공공기관의 관리부주의가 특히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된 개인들은 1,2회 노출이 대부분이었지만 다양한 웹사이트에서 무려 927회에 걸쳐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된 피해자도 있었다. 연령별로는 사이버 활동이 가장 많은 20대가 가장 많았다.
정통부는 구글 및 해당 웹사이트에 노출된 주민등록번호 삭제를 요청하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관리점검을 해나가기로 했다. 서병조 정보보호기획단장은 “구글측에서 한국어 전담직원 1명을 배치해 빠른 시일내 DB에서 주민등록번호를 삭제하기로 했다”며 “구글에서 삭제 완료 통보를 받으면 다시 한 번 노출 여부를 검사하겠다”고 말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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