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휴대폰업계가 하반기 영업전략을 대폭 수정해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선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팬택계열 등 휴대폰 업체들이 부진했던 상반기 실적을 만회하고 세계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하반기 영업전략을 대대적으로 손질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고가폰 위주의 프리미엄 전략을 중가폰까지 확대하는 엔트리 프리미엄폰 전략을, LG전자도 현재의 북미, 유럽중심의 마케팅전략에서 인도 중국 등 신흥 시장으로 공략 대상을 확대했다.
또 이날 팬택의 2분기 실적을 발표한 팬택계열은 자사 브랜드 유통 전략을 포기하고 통신사업자에 제품을 공급하는 방향으로 급선회했다. 팬택은 2분기에 매출 2,824억원, 영업손실 148억원, 당기 순손실 162억원을 각각 기록하면서 수익성 제고가 발등의 불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하반기 휴대폰 전략은 프리미엄폰 확대를 통한 수익성 신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를 위해 그 동안 고가폰에만 적용했던 프리미엄폰 전략을 중저가폰까지 넓히는데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하반기에 여러 종 출시될 엔트리 프리미엄폰은 100달러대의 중저가폰으로 인도, 중남미, 중국 등 신흥 시장을 공략하는데 투입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유럽, 북미 등은 고품격 디자인과 첨단 기능을 앞세운 고가 프리미엄 슬림폰인 '울트라 에디션'으로 공략하고, 올해 급격한 성장이 예상되는 신흥 시장은 엔트리 프리미엄폰으로 뚫을 방침"이라며 "환율 추가 하락 등 외부 요인이 크게 달라지지 않으면 연간 1억2,000만대 이상 판매해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률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세계 시장 점유율을 최소한 0.1%라도 늘린다"는 전략 아래 인도, 중국 등 신흥시장 공략을 위한 중저가폰을 선보이기로 했다. 현재 개발중인 중저가폰들의 경우 3분기 중에 출시, 신흥 시장에서 개당 100, 200달러대에 판매키로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올해 세계 휴대폰 시장은 신흥 시장 위주로 성장할 전망이어서 중저가폰을 무시할 수 없다"며 "초콜릿폰처럼 따로 브랜드를 가져가지는 않지만 다수의 중저가폰을 내놓고 신흥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회사측은 신흥 시장에서만 500만대의 중저가폰을 파는 등 휴대폰 판매량을 지난해 5,500만대에서 올해 7,000만대로 크게 늘릴 방침이다.
가장 큰 변화를 보이는 곳은 팬택계열이다. 팬택은 자체 상표를 앞세운 직접 유통 전략을 접고, 지역별 이동통신업체에게 공급하는 간접 유통 방식으로 선회키로 했다. 상반기 러시아 등지에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들여 직접 유통을 시도했으나 재고 물량이 쌓이면서 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러시아시장을 겨냥해서는 별도의 전략폰을 개발하지 않는 대신 재고물량을 소진하고, 북미, 중남미용 모델을 되파는데 치중키로 했다. 팬택은 이와 관련, 북미의 버라이존, 싱귤러, 일본의 KDDI, 중남미의 14개 이동통신업체를 계열사로 거느린 아메리칸 모빌 등에 휴대폰을 공급하는데 집중키로 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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